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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로젠버그 에어로팜 CEO “도심속 수직농장은 미래 식량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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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로젠버그 에어로팜 CEO “도심속 수직농장은 미래 식량의 대안”

입력
2018.02.20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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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 여러층의 재배대

최적의 영양 환경∙맛까지 조절

신선한 농작물 바로 맛볼수 있어”

“더 적은 토양과 물을 갖고도

일반 농장보다 390배 생산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도 모색”

데이비드 로젠버그 에어로팜 최고경영자(CEO)가 12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푸드 서밋’에서 ‘미래식량 대중화의 열쇠는 도시에 있다’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데이비드 로젠버그 에어로팜 최고경영자(CEO)가 12일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18 글로벌 푸드 서밋’에서 ‘미래식량 대중화의 열쇠는 도시에 있다’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햇빛과 흙이 없는 상태에서, 자연조건에 구애 받지 않고, 도심 어디서나 365일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수직농장(vertical farming)이 미래 식량을 책임질 것입니다.”

‘세계 농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에어로팜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인류의 미래 식량 기지는 농촌 아닌 도시에 자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건물 안에 여러 층의 재배대를 만들고 빛ㆍ온도ㆍ습도 등 생장 조건을 인공시스템으로 제어하는 수직농장을 통해 농작물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4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 도시농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에어로팜은 전 세계에서 9개의 수직농장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농업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강원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글로벌 푸드 서밋’(미래 식품산업 정상회담ㆍ12~13일) 참석차 방한한 로젠버그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수직농장은 더 적은 토양과 물을 갖고도 더 빠르게, 더 많이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며 “도심에서도 신선한 농작물을 바로 맛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사시사철 재배 농작물에 최적의 영양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어 면적당 연간 생산량이 일반 농장보다 390배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로젠버그는 미국 뉴저지주에서 폐공장을 개조해 세계 최대 규모(연면적 6,400㎡)의 수직농장을 개장한 경험을 소개하며 “빈민가였던 지역사회에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고 사람들이 혁신을 직접 목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수직농장은 급속한 도시화, 기후변화 등에 따른 미래 식량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에어로팜의 핵심 기술인 수직농장에 대해 설명해달라.

“작물을 재배하는 재배대(layer)를 층층이 쌓아 올려 좁은 공간에서도 엄청난 양의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햇빛 대신 특수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사용하고, 흙 대신 특허 등록한 ‘천’을 사용한다. 또 식물의 뿌리에 영양분을 섞은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 전통 농법과 비교해 물 사용량을 95%까지 절약할 수 있다.”

-수직농장의 장점은 무엇인가?

“장소적 제약이 없어 도심에서도 ‘지역 밀착형’ 재배가 가능하다. (농촌과 멀리 떨어진) 소비자들도 ‘바로 옆에서’ 생산한 신선한 농작물을 맛볼 수 있다. 또 계절, 기후 등 자연 조건에 구애 받지 않아 365일 내내 재배할 수 있다. 실내 수직농장에서는 재배기간이 15일(일반적인 실외 재배 시 30~35일)에 불과해 1년에 20번 이상 재배할 수 있다. 이에 면적당 연간 생산량이 일반 농장보다 390배 많다. 농약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농작물을 생산하고, 어디에 공급되나?

“경제성을 고려해 주로 샐러드용 채소인 ‘잎채소’(leaf green)를 재배한다. 슈퍼마켓 등 소매점과 호텔이나 레스토랑에 식료품을 납품하는 유통업자에 공급된다. 소매가격은 일반 제품보다 20% 비싼 시중 유기농 제품 가격 수준이다.”

-햇빛을 쐬며 자연 토양에서 자란 식물과 비교해 영양 면에서 떨어질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재배 농작물을 수시로 분석해 비타민 등 영양분을 즉각 공급한다. 최적의 영양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이 좋은 음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에어로팜은 ‘중앙 관제탑’ 컴퓨터를 통해 빛과 온도, 습도, 영양소, 물의 양 등 재배 조건을 세밀하게 조절한다. 이 같은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의 크기와 색깔, 심지어 맛까지 조정할 수 있다. 최고의 맛을 내는 데이터 수치들은 에어로팜의 ‘기밀’이다.)

-수직농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물 부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시작하게 됐다. 우리가 갖고 있는 신선한 물의 70%가 농업에 사용되고, 그 물의 대부분이 농업으로 오염된다. 물 부족과 수질오염 문제를 해결하려면 농업을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6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Newark)시의 공업단지 내 폐공장을 개조해 수직농장을 지었다. 이유는.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빈민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철강 공장과 핀볼 게임장으로 사용되다 방치된 시설을 재활용했다. 농장 개장 후 지역사회에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 전체 인력(130여명)의 5%만이 ‘고급 기술자’고, 95%는 (재배 등) 기초 작업을 하는 인력이라 주민들을 고용할 수 있었다. 또 농장에는 식물학, 영양학, 전자공학, 심지어 인공지능(AI) 분야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이와 관계된 회사들이 이 지역으로 모이는 집적효과도 있다. 둘째, 지역 사람들이 신선한 농작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셋째, 지역 사람들이 ‘혁신’을 직접 목도하게 됐다.”

-현행 사업 모델로 정부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나?

“지금은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해 9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되면 그 때부터 독자적인 수익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 현행 ‘씨 뿌리기→재배→세척→포장’의 4단계 공정에서 각 공정 자체는 자동화가 됐다. 다만 각 공정을 연결하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데, 9월부터는 이마저 자동화된다.”

-급속한 도시화와 인구증가, 기후변화 등으로 미래 식량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수직농장이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수직농장은 더 적은 토양과 물을 갖고도, 더 빠르게, 더 많은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식량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다.”

-한국에 진출할 계획은 없나?

“한국 대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하며, 한국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 체결을 모색하고 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에 위치한 에어로팜 내부의 수직농장에서 직원이 스마트폰을 통해 재배 작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에어로팜 제공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에 위치한 에어로팜 내부의 수직농장에서 직원이 스마트폰을 통해 재배 작물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에어로팜 제공
에어로팜이 실내 수직농장에서 재배해 일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케일(kale) 상품 모습. 에어로팜 제공
에어로팜이 실내 수직농장에서 재배해 일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케일(kale) 상품 모습. 에어로팜 제공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에 위치한 에어로팜 내부의 수직농장 모습. 에어로팜 제공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시에 위치한 에어로팜 내부의 수직농장 모습. 에어로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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