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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병마용 손가락 절단ㆍ도난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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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병마용 손가락 절단ㆍ도난에 ‘발끈’

입력
2018.02.1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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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라델피아 프랭클린 인스티튜트 박물관에 전시됐다가 왼손 엄지손가락(붉은 원)이 훼손된 병마용. 바이두
미국 필라델피아 프랭클린 인스티튜트 박물관에 전시됐다가 왼손 엄지손가락(붉은 원)이 훼손된 병마용. 바이두

미국에서 전시중인 진시황 병마용의 손가락 절단ㆍ도난 사건에 중국이 발끈하고 나섰다. 강력한 항의와 함께 보상을 요구하고 절단된 손가락을 복구할 전문가도 파견하기로 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중국 산시(陝西)성 문물교류센터가 병마용을 빌려간 미국의 박물관 측에 엄중한 처벌과 배상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센터 관계자는 관영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병마용은 국보로서 그 역사적ㆍ예술적 가치는 평가하기도 힘들다”면서 “지금까지 40여년 동안 60여개 국가에서 260차례 이상 병마용을 전시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21일 진시황 병마용들을 특별전시하고 있던 미국 필라델피아 프랭클린 인스티튜트 박물관에서 벌어졌다. 델라웨어주에 사는 대학생 마이클 로하나는 당일 박물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공개되지 않은 전시장에 들어간 뒤 병마용들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고, 이어 한 병마용의 왼손 엄지손가락을 부러뜨린 후 이를 훔쳐 달아났다. 

박물관 측은 지난달 8일에야 병마용 손가락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했다. FBI는 수일간의 추적 끝에 로하나를 델라웨어에 있는 그의 집에서 체포하고, 책상 서랍에서 부러진 병마용 손가락을 찾아냈다. 미국 검찰은 그를 예술품 절도 및 은폐 등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박물관 측은 공식 사과했지만 센터 측은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로하나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당초 작성된 계약서에 따라 보상금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복구팀을 박물관에 파견할 방침이다. 박물관이 빌린 병마용은 10개로 FBI는 기원전 210~209년에 제작된 이 병마용들의 개당 가치가 450만달러(약 4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진시황 병마용은 산시성 시안(西安)에 있는 진시황릉에서 1㎞ 가량 떨어져 있는 갱도에 있는 유적이다. 흙을 구워 만든 각기 다른 형상의 장군과 병사, 전차, 말, 곡예사, 악사 등의 모형으로 1974년 우물을 파던 농민이 우연히 발견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갱도는 4곳으로 이 중 3곳이 일반에 공개된 상태다. 이들 4곳을 포함해 주변 지역에 대한 발굴 작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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