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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민유라-손 하트 날린 겜린 '저희 아리랑 연기 펼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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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보인 민유라-손 하트 날린 겜린 '저희 아리랑 연기 펼칩니다'

입력
2018.02.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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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겜린과 민유라(오른쪽)./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재미동포 느낌이 물씬 나는 여자와 푸른 눈의 백인 남자가 곡 ‘아리랑’에 맞춰 춤을 춘다? 상상만 해도 흥미로운 조합이다. 피겨 아이스댄스 민유라(23)-알렉산더 겜린(25) 조 얘기다.

민유라와 겜린은 1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쇼트 댄스에서 기술점수(TES) 32.94점, 예술점수(PCS) 28.28점을 더해 61.22점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공인 최고점 61.97점에는 살짝 못 미치지만 앞서 팀이벤트(단체전) 쇼트에서 민유라 상의 후크가 풀리는 악재 속에서 받은 51.97점보다 10점 가까이 오른 점수다. 전체 24팀 중 16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이기도 하다.

민유라와 겜린은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한국 아이스댄스 선수로는 처음 출전해 24위(24개팀)를 기록한 양태화(36)-이천군(38) 조를 뛰어 넘어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최고의 올림픽 성적을 올렸다.

민유라와 겜린은 일찌감치 한국 문화 전도사 역할을 자처했다. 이들은 올림픽에서 '아리랑' 음악에 맞춰 프리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해왔다. 지난해 11월 열린 KB금융 피겨스케이팅 코리아챌린지 2차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만났을 때도 민유라는 “한국 선수이고, 한국 대표이니까”라는 말을 반복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강렬한 붉은색 의상을 입은 민유라는 이날 모인 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Despacito)’ 전주가 나오자 표정을 확 달리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둘은 룸바 시퀀스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레벨4(최고 레벨)를 획득했다. 민유라-겜린은 신체 일부를 접촉한 채 춰야 하는 패턴 댄스 타입 스텝 시퀀스를 레벨3으로 수행했다. 겜린이 민유라를 들고 곡선으로 이동하는 고난도의 커브 리프트는 레벨4로 마무리했다.

삼바 리듬의 '무헤르 라티나(Mujer Latina)’로 음악이 바뀌자 관중은 신나는 곡 리듬에 맞춰 “짝짝짝” 박수 소리를 냈다. 흥이 난 둘은 관중의 응원에 화답하듯 나란히 서 똑같이 회전하며 이동하는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을 최고 레벨(4)로 수행했다. 민유라-겜린은 손을 잡지 않은 채 연기하는 낫 터칭 미들라인 스텝 시퀀스를 레벨3으로 소화한 것을 끝으로 5가지 과제를 모두 마쳤다. 이들은 모든 과제에서 수행점수(GOE) 가산점을 따냈다.

연기 후 둘은 서로 잘 마쳤다는 듯 무언의 눈짓을 보내면서 부드럽게 포옹했다. 겜린은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를 기다리며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한국 말과 함께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점수가 발표되자 감격해 했으며 특히 민유라는 울음까지 터뜨렸다. 민유라는 흘리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이를 본 팬들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민유라는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눈물의 의미에 대해 "쇼트 댄스를 통과해야 프리 댄스에서 아리랑 연기를 할 수 있었다"며 "정말 기쁘고 많은 감정이 북받쳐 울음이 터졌다"고 털어놨다.

둘은 20일 개량 한복을 입고 프리댄스 프로그램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선보인다. 민유라는 "쇼트 댄스에서는 기술적인 요소에 신경을 썼지만, 프리 댄스에서는 마음과 감정을 모두 표출해 여러분께 특별한 '아리랑'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점수는 관계없다. 확실하게 즐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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