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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PICK] 영화 ‘언노운 걸(Unknown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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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PICK] 영화 ‘언노운 걸(Unknown Girl)’

입력
2018.02.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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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으면 끝난 거라고!”

“끝난 게 아니니까 우릴 이렇게 괴롭히겠죠”

이름 없이 죽은 자와, 그의 이름을 찾아가는 양심에 대한 이야기.

이번 주, 프란이 소개할 콘텐츠는 영화 <언노운 걸> 입니다.

진료가 끝난 늦은 저녁, ‘띵동’ 하는 초인종 소리가 들려옵니다.

인턴이 달려나가려 하자 의사 제니는 진료시간이 끝났으니 문을 열지 말라며 단호하게 가로막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형사들이 제니를 찾아옵니다. 바로 어젯밤 병원 문을 두드렸던 소녀가 신원미상의 사체로 발견됐기 때문이죠.

CCTV 속, 겁에 질린 얼굴로 초인종을 누르는 흑인 소녀를 본 제니는 눈물을 흘리며 말합니다.

“내가 문을 열어주기만 했어도 죽지 않았을 텐데”

죄책감을 짊어진 제니는 그 소녀의 이름이라도 알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수소문합니다. ‘꼭 저렇게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요하게 말이죠.

이곳 저곳 가정방문을 하며 의사의 역할을 다하다가도 진료가 마무리 될 때면 어김없이 죽은 소녀의 사진을 꺼내 들어 캐묻는 모습. 하나 둘 실마리를 찾아가는 찾아감과 동시에 소녀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자들은 제니를 위협하며 그의 집요함을 비난합니다. 모른 척 했던 죄의식에 괴로움을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죠.

영화는 소녀의 이름을 찾는 제니의 일상에서 불법 이민자, 노인 빈곤층,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계층의 불안한 삶을 자연스레 비춥니다. 결국 이름 모를 소녀의 죽음의 원인이 한 개인이 아닌 사회 구조 전체에 있다는 점을 짚어내죠.

영화 <언노운 걸>에는 배경음악이 없습니다. 대신 난데없이 울리는 전화벨소리, 장면 밖에서 들려오는 차 소리 등이 묘한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또, 미세하게 흔들리는 장면들로 인물에 대한 몰입은 높아집니다.

줄거리만 보면 스릴러인 듯 한 영화이지만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불러 일으키며 각종 영화제에서 주목 받았습니다.

오늘의 프란 코멘트,

“양심을 행하며 조금씩 바뀌어 가는 삶”

프란이 선택한 좋은 콘텐츠, 다음주 월요일에 찾아오겠습니다!

한설이 PD ssolly@hankookilbo.com

신현욱 인턴PD

☞ 한국일보 영상 콘텐츠 제작소 프란 - P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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