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서 박사 된 껀나파 분마럿씨
태국 왕립 탐마삿대 한국학과 교수로
2007년 계명대 한국어학당으로 유학
유학 전 패션잡지 모델 활동 이력도
“한국의 ‘정’ 배울 수 있어 좋아…
스키 탈 수 있는 겨울이 매력적”
무작정 한국 유학길에 올랐던 태국 여학생이 10여 년간 한국 유학생활 끝에 태국 현지 대학교수의 꿈을 이뤘다. 지난 13일 열린 계명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교육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껀나파 분마럿(36ㆍ사진)씨 얘기다. 그는 이번 학기부터 태국 왕립 탐마삿대 한국학과 교수로 임용돼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 등을 강의하게 된다.
껀나파씨가 한국에 유학하게 된 것은 2007년. 그는 탐마삿대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한 뒤 패션잡지모델로 활동하다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복잡한 서울보다는 조용하면서도 한국어학당을 운영하던 계명대를 선택했다.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를 놓고 고민하다 한류열풍을 계기로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어코스를 마친 그는 2011년 계명대 대학원 한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에 진학해 ‘태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발음 교육 방안: 종성 발음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학위를 취득했다. 곧바로 박사과정에 돌입, ‘태국인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억양 교육 연구’로 졸업했다.
한국 유학생활 중 태국 공주 방한 때 통역을 맡은 일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우본라따나 라차깐야 태국 공주가 2013년, 2014년, 2016년 3차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우리나라 남부지역 유일한 태국 유학생이던 껀나파씨가 주한 태국대사관 측의 요청으로 통역을 맡았다. “한국어를 공부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공주님 바로 곁에서 통역을 하며 인연을 만들 수 있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한국의 독특한 ‘정’ 문화에 매료됐다. “한국의 사계절과 자연환경, 살기 좋은 편리한 여건, 치안 등 다 마음에 들지만, 한국의 독특한 문화 중에 하나인 ‘정’이란 걸 배울 수 있어 더욱 좋았다”며 한국을 떠나야 하는 것을 아쉬워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기를 더해가는 가운데 그는 “스키를 탈 수 있는 한국의 겨울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제 2의 고향 한국을 널리 알리는 한국 전도사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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