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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전날 슬그머니… 기업들 올해도 ‘올빼미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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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전날 슬그머니… 기업들 올해도 ‘올빼미 공시’

입력
2018.02.18 16:1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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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악화 실적 공시

코스닥 2곳 “관리종목 사유 발생”

한미약품은 임상 중단 내용 밝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한국항공우주(KAI)는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지난해 실적을 공시했다. 공시 시점은 거래가 끝난 후인 오후 3시 47분이었다. 매출액(2조387억원)은 전년보다 30.8% 감소했고, 적자로 돌아선 영업이익(-1,972억원)과 당기순이익(-2,350억원)은 시장 예상보다 적자 폭이 두 배 이상 컸다. 회사 측은 “주요 사업의 리스크를 한 번에 반영하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해명했다.

올해 설 연휴에도 ‘올빼미 공시’가 기승을 부렸다. 올빼미 공시란 기업들이 주말이나 긴 연휴를 앞두고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내용을 슬그머니 공개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예년보다 설 연휴가 다소 늦은 올해는 결산 시기와 겹치면서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는 내용의 공시가 줄을 이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

상장사 악재. 신동준 기자
상장사 악재. 신동준 기자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중인 상장사 중 두 곳이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상장폐지 직전 단계인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14일 장 종료 이후에야 공시했다. 에스마크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4년 연속 영업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 지정 대상이 됐다. 이디는 지난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66%로 2015년(58.7%)에 이어 최근 3년간 두 차례 50%를 넘겨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 관리종목 지정 여부는 해당 회사가 금융당국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때 결정된다.

한국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중인 종목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는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공시 시점부터 30분간 매매거래가 정지된다. 하지만 이날 거래 중이었던 에스마크와 이디는 이 내용을 장 종료 후에 밝혀 장중에 거래가 정지되는 것을 피했다.

주요 계약 내용의 변경, 유상증자 등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시를 장 종료 후 공개한 경우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이날 장 종료 후인 오후 3시 51분 다국적 제약회사인 릴리가 한미약품이 기술 수출한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 중단을 결정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한미약품이 계약금 반환 등 비용상의 의무 사항이 없고 두 회사가 해당 물질을 다른 질병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한미약품 주가는 장 종료 후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시간외 단일가 거래에서 5만4,000원(9.98%) 하락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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