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학폭 은폐 의혹은 무혐의, 회의록 유출만 기소의견 송치
경찰이 대기업 회장 손자와 연예인 아들이 연루돼 논란이 일었던 서울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사건 수사를 마무리하고 교장 등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학교가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지는 않았지만 공개 대상이 아닌 학부모에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관련 자료를 무분별하게 제공했다고 경찰은 결론 내렸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전 숭의초 교장 A(55)씨와 전 교감 B(50)씨, 생활부장 C(39)씨를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숭의초는 지난해 4월 대기업 회장 손자를 비롯한 학생 4명이 수련회에서 같은 반 학생을 괴롭히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경찰에 따르면 생활부장 C씨는 가해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대기업 회장 손자의 학부모에게 1ㆍ2차 학폭위 회의록을 사진으로 찍어 문자로 전송했다. 학교폭력예방법 21조에 따르면 학폭위 회의록은 비공개가 원칙이며, 피해학생이나 가해학생 보호자가 신청할 경우에 한해서만 개인정보를 제외한 채 보여줄 수 있다. 회장 손자는 1차 학폭위 당시 가해자로 포함되지 않아 회의록 열람 신청 권한이 없었다. C씨는 경찰에서 “2차 학폭위에는 해당 손자가 가해자로 포함돼 있어 회의록 공개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C씨에게 비밀유지의무 위반, 교장과 교감에게는 관리 감독 책임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경찰은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를 통해 수사를 의뢰했던 학교폭력 은폐ㆍ축소와 대기업 손자 폭력 가담 의혹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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