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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이 대화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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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이 대화 말하길 귀 기울이고 있다”

입력
2018.02.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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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화 가능성 열어두며 북한에 지속적 신호

“대화를 위해 당근 대신 채찍, 북한이 이해해야”

북한 “대화 급한 건 미국, 김칫국 마시지 말라”

북미 대화 탐색전 앞두고 주도권 잡기 기 싸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중남미 5개국 순방 도중 페루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리마=로이터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지난 5일 중남미 5개국 순방 도중 페루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리마=로이터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북미 대화 추진과 관련해 “당신(북한)이 나에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를 귀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비핵화를 위한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북한에게 신호를 보내는 흐름에서 나온 발언이다. 미국은 최근 ‘최대 압박’만 강조하던 강경 기조에서 벗어나 ‘관여(engagement)’를 동시에 입에 올리며 투 트랙으로 대북 정책 궤도를 조정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 예고 동영상에서 “외교장관으로서 나의 일은 우리가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반드시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현시점에서는 그들에게 말할 것이 없기 때문에 나는 많은 메시지를 되돌려 보내지는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본 방송은 18일 전파를 탄다.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냐’는 질문에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대화 테이블 마련을 위한 별도의 보상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대북 제재로 일관한 현 시점의 최대 압박 정책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쓸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금 대화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당근을 쓰지 않고 있다. 우리는 커다란 채찍을 쓰고 있다”며 “그들은 이런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급격한 경제적 제재를 포함, 미국과 동맹국들에 의한 대북 압박캠페인이 북한을 갉아먹고 있다”며 대북 제재 효과가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 인사들은 최근 북미 간 탐색 대화에 문을 열어두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북한의 의중을 떠보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4일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를 확실히 이해하기를 원하며, 만약 대화의 기회가 있다면 그들에게 미국의 확고한 (비핵화) 정책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도 13일 브리핑에서 “(북한과)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지 의제를 설정하기 위해, 아마도 그 논의가 어떻게 될지에 관한 예비대화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는 경직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북한은 17일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는다. 급한 건 미국”이라고 맞받았다. 노동신문은 이날 ‘곤경에 빠진 미국의 가련한 몰골만 드러낸 꼴불견 행보’라는 제목의 개인 필명 논평에서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 기간 여론의 주요한 관심사로 된 것은 이번 기회에 조미(북미) 사이의 접촉이나 회담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었다”며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고 트럼프 패거리들이 그에 대해 호들갑을 떨어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제재 압박으로 나오든, 군사적 선택을 하든, 모략소동에 열을 올리든 우리는 그 모든 것에 대처할 다양한 방안들이 다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대화 탐색전에 앞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 싸움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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