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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도 잊은 정치권 ‘색깔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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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도 잊은 정치권 ‘색깔 공방’

입력
2018.02.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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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친북좌파를 친북좌파라 하는데 색깔론 매도”

밀양 화재참사와 평창 동계올림픽 한반도기 입장 논란을 거치며 달아오른 정치권의 색깔논쟁이 설 연휴에도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본질이 친북좌파인 사람을 친북좌파라고 하는데 그것을 색깔론으로 호도하는 것은 오히려 비겁한 본질 회피”라고 주장했다. 자신은 본질을 꿰뚫은 것일 뿐 이념 공세를 편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5공 시절 빨갱이가 아닌데도 빨갱이로 몰아 공안통치하던 것을 색깔론이라고 한다”며 “친북좌파인 사람을 친북좌파라 하는데 그걸 두고 거꾸로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저급한 정치공세”라고 각을 세웠다.

그는 “야당이 무슨 힘이 있어서 색깔을 뒤집어씌울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나를 철 지난 극우로 한번 몰아보려는 작태는 그만둬라. 나는 좌우를 떠나 국익을 중심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말처럼 색깔론은 이제 ‘철 지난 정치프레임’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최근 들어 이를 둘러싼 공방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연초부터 북한 관련 이슈가 지속적으로 불거진 것이 한 요인이지만, 야권에서 정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색깔론을 계속 꺼내 들기 때문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야는 지난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를 두고도 색깔론으로 충돌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시 사고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국민의 기본적 생명권도 지켜내지 못하는 이 무능한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화가 치민다”며 “북한 현송월(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뒤치다꺼리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밀양 화재 참사마저 색깔론 공세를 퍼붓는 행태를 보이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국당은 재차 “야당의 엄한 질책을 색깔론으로 덧칠해 순간을 모면하려는 민주당의 발버둥이 참 애처롭다”며 “집권세력에 정당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을 철 지난 색깔론으로 공세를 퍼붓는 것, 그것이 정치공세다”라고 맞받아쳤다.

김일성의 젊은 시절 모습(왼쪽)과 10일 북한 응원단이 얼굴에 쓴 가면(오른쪽)이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한 사진.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쳐
김일성의 젊은 시절 모습(왼쪽)과 10일 북한 응원단이 얼굴에 쓴 가면(오른쪽)이 동일 인물이라고 주장한 사진.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캡쳐

최근에는 바른정당(현 바른미래당)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젊은 남성 얼굴의 가면을 쓰고 응원한 데 대해 하태경 의원이 연일 ‘김일성 가면’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다. 통일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한 뒤에도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측은 “여전히 볼썽사나운 트집 잡기와 색깔론으로 응수하는 야당의 행태는 옥에 티”라고 지적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북한이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일성 얼굴을 응원에 쓸 일이 없다”면서 보수야당을 향해 “괜한 트집을 잡지 말고 자제하라”고 주장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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