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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 차준환, 마이크 잡은 이준형이 함께 뛴 올림픽

입력
2018.02.1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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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차준환(왼쪽)과 방송해설위원으로 참가한 이준형. 연합뉴스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차준환(왼쪽)과 방송해설위원으로 참가한 이준형. 연합뉴스

차준환(17ㆍ휘문고)에게 한국 피겨의 남자 싱글 맏형 이준형(22ㆍ단국대)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선배다. 지난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우승한 이준형이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독일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 한국 대표로 나가 5위를 차지하면서 평창행 티켓 한 장을 가져왔다.

국내 대표 선발전 2차 대회도 우승한 이준형이 평창올림픽에 나가는 듯 했지만 올해 1월 마지막 3차 대회에서 차준환이 27점 차를 뒤집는 연기를 펼쳤다. 국내 선발전은 1~3차 대회 합계 총점으로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았다.

차준환은 3차 선발전에서 252.65점으로 자신이 2016년 10월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기록한 남자 싱글 최고점(242.22)을 갈아치우며 1위에 올랐다. 앞선 1, 2차 선발전을 모두 우승한 이준형과 격차가 27점에 달해 매우 불리한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펼친 것이다. 이준형은 2차 선발전까지 합계 459.12점, 차준환은 431.58점을 각각 기록했다.

차준환은 3차 대회를 앞두고 프로그램을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을 기존 ‘플래닛’에서 지난 시즌 버전인 ‘일 포스티노’로 교체하고, 4회전 점프를 대폭 줄여 실수 없는 ‘클린 연기’를 노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쇼트에서 84.05점으로 76.80점에 그친 이준형을 20점차로 추격한 뒤 마지막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무난하게 연기를 마쳤다.

반면 이준형은 마지막 3차 대회에서 잇단 점프 실수를 범하며 눈물을 흘렸다. 대회를 마친 뒤 마음을 추스르고 밤 늦게 차준환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차준환은 “형이 많이 축하해주고 격려도 해줬다”며 이준형의 몫까지 평창올림픽에서 뛸 것을 다짐했다. 방송해설위원과 본보해설위원으로 올림픽을 함께 하게 된 이준형은 “첫 올림픽이라 부담 되고 감기 몸살까지 앓고 있는 상태에서 깔끔하게 연기를 잘 마쳐 기특하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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