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숙적’ 일본과 맞대결에서 아쉽게 패했다.
김은정 스킵(28ㆍ주장)을 비롯해 김영미(27ㆍ리드), 김선영(25ㆍ세컨드), 김경애(24ㆍ서드), 김초희(22ㆍ후보)로 구성된 한국은 15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일본과 2차전에서 5-7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오전 첫 경기에서 세계최강 캐나다를 기분 좋게 누른 한국은 1승1패가 됐다. 일본은 초반 3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은 세계랭킹 8위고 일본은 6위다. 일본은 기복 없이 정확한 샷을 자랑하는 2016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팀이다. 지난 해 11월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결승에서 한국에 패했던 일본은 평창올림픽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은 6엔드까지 일본과 점수를 주고 받으며 4-3으로 앞서다가 7엔드에서 기선을 잡았다. 후공인 일본이 실수를 하면서 한국이 스틸(선공인데도 점수 획득)을 했고 5-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8엔드에서 1점을 내줘 다시 점수는 5-4가 됐다. 9엔드에서 한국은 위기를 맞았다. 후공을 잡고도 김은정의 마지막 샷이 너무 길어 하우스를 통과하는 바람에 2점을 뺏기며 5-6으로 역전 당했다. 마지막 10엔드에서 승부수를 던졌지만 끝내 점수 획득에 실패했고 1점을 내줬다.
한국은 친자매 대결에서도 웃지 못했다.
한국은 김영미와 김경애가 친자매다. 2006년 의성여고에 다니던 김영미가 친구 김은정과 함께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했고 김영미 동생 김경애가 언니 물건을 건네주러 왔다가 얼결에 합류했다. 김경애 친구 김선영이 들어오고 2015년에는 경기도의 고교 유망주 김초희가 가세해 지금의 ‘팀 킴(Team Kim)’이 됐다. 컬링은 스킵의 성을 따서 팀 이름을 붙이는데 한국은 스킵 외 선수 전원에다 심지어 감독(김민정)까지 김 씨다. 일본은 후지사와 사츠키(27) 스킵을 필두로 요시다 유리카(25ㆍ리드), 모토하시 마리(32ㆍ세컨드), 요시다 지나미(27ㆍ서드), 스즈키 유미(27ㆍ후보)가 이번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요시다 지나미와 요시다 유리카가 자매다.
컬링은 평창올림픽 개막 후 연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이날도 강릉 컬링센터는 관중으로 가득 들어찼다. 한국이 멋진 샷을 선보일 때마다 함성이 터져 나왔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도 여러 차례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한국이 아쉽게 패한 뒤에도 큰 박수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은 16일 오후 세계랭킹 2위의 강호 스위스와 3차전을 치른다.
강릉=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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