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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수전 앤서니의 날 (2월15일)

입력
2018.02.15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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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은 미국 플로리다주 등이 정한 '수전 앤서니'의 날이다. 반차별 인권운동가 수전 앤서니가 1820년 이날 태어났다. Flickr.com
2월 15일은 미국 플로리다주 등이 정한 '수전 앤서니'의 날이다. 반차별 인권운동가 수전 앤서니가 1820년 이날 태어났다. Flickr.com

미국의 국경일은 원칙적으로 없다. 연방정부나 의회가 법으로 정해도 직할지인 워싱턴D.C와 연방 공무원에게만 효력이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모든 주가 공통으로 정한 공휴일은 있다. 1월 1일과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같은 축제일, 그리고 독립기념일, 마틴 루서 킹 탄생일, 노동절, 재향군인의 날이다. 반면 각 주 의회가 제정한 기념일 겸 공휴일은 많다. 2월 15일은 플로리다와 뉴욕, 매사추세츠 등 6개 주가 정한 ‘수전 앤서니의 날’, 인권 및 여성참정권 운동가 수전 앤서니(Susan B. Anthoney, 1820.2.15~1906.3.13)의 탄생을 기리는 날이다.

수전 앤서니는 1850년대 노예제 반대 및 여성 선거권 등 인권ㆍ반차별 운동에 앞장선 선구적 여성. 퀘이커 교도였던 그의 사회운동은 금주운동으로 시작됐고, 그건 기독교 윤리운동이자 가정 내 여성 인권운동이었다. 1854년 노예제 반대운동에 가담해 1856년 ‘미국 노예제 반대협회’ 뉴욕 지부 대의원이 됐고, 여성참정권과 기혼여성 재산권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며 뉴욕 주의회에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평생 동지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등과 함께 자유주의 주간지 ‘혁명(The Revolution)’(1868~70)을 발간했고, ‘뉴욕근로여성협회’를 조직해 남녀 동등임금을 촉구했다.

1872년, 52세의 그는 미국 18대 대통령 선거일에 여동생 셋과 함께 투표권 없이 투표를 강행해 체포됐다. 그의 투표행위는 젠더 권력을 향한 결투 신청이었다. 그는 “증언능력 없는” 여성이어서 재판정 증언대에 서지 못했지만, 보석 석방 후 대중연설로 자신의 정당성을 웅변했고, 무료변론에 나선 헨리 셀던(Henry R. Selden,1805~1885)은 수정헌법 14조(평등 시민권조항)를 들며 여성은 시민 아니냐고 따졌다. 법원은 재판 비용과 벌금 100달러를 선고했지만 앤서니는 납부를 거부했고, 법원은 그를 용인함으로써 대법원 상고심을 회피했다. 흑인 참정권을 인정한 수정헌법 15조는 1872년, 여성 참정권 조항(19조)은 1919년 비준됐다. 앤서니가 투표한 지 48년, 숨진 지 14년 만이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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