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6.02% 보유한 3대 주주
작년 철수 GM 인도공장도 인수
노조 거센 반발 불보듯
제너럴 모터스(GM)의 한국철수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던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정부와 협상 결렬로 국내시장에서 철수할 경우 자신들이 보유한 한국GM 지분(76.96%) 중 상당 부분을 상하이차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국GM 지분은 GM과 산업은행(17.02%), 상하이차(6.02%)가 나눠 갖고 있다. 상하이차가 GM의 한국GM 지분을 인수하면 기존 3대 주주에서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한국GM의 경영권을 쥐게 된다.
상하이차는 그간 한국GM의 군산공장 인수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중국과 가까운 군산공장은 주변에 부품공장들이 포진해 한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입지가 좋다. 지난해 국내로 처음 수입된 중국산 스포츠유틸리티(SUV) ‘켄보’의 판매가 저조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선 중국산 자동차를 ‘메이드 인 코리아’로 포장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GM과 상하이차는 지난 2010년 이후 중국에서 합작사업을 벌이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6월 GM이 철수한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할롤 공장을 상하이차가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한국GM 지분 인수로 국내시장에 진출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먼저 검증 받은 후 이를 바탕으로 유럽, 남미, 중미 등으로 수출을 늘리는 전략을 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런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시장서 ‘기술 먹튀 논란’을 일으키며 철수했던 상하이차의 안 좋은 과거로 인한 국내시장 정착의 어려움과 한국GM 노조의 반발이 거세질 게 분명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GM이 쌍용차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정부와 GM 간에 누가 먼저 자금을 지원하냐는 논쟁을 떠나 한국GM의 자생을 위한 임금삭감 등 자구안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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