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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 첫 야외 응원, 경기 취소에 “오늘은 절반만 보여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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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응원단 첫 야외 응원, 경기 취소에 “오늘은 절반만 보여주겠습니다”

입력
2018.02.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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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강원도 평창 용평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에서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강원도 평창 용평알파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경기에서 북측응원단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은 절반만입니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으니 도리가 있습니까.”

기대를 모았던 북한 응원단의 본격적인 ‘야외 응원’이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14일 오전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여자 알파인 스키 회전 경기가 강풍으로 취소되면서, 북한 응원단의 응원도 시작 30분 만에 중단됐다. 이들의 다음 야외 응원은 15일 여자 알파인 스키 대회전 경기에서 볼 수 있게 됐다.

경기 시작(오전 11시10분) 10분 전 경기장에 들어선 응원단은 야외 스키 경기장인 만큼 두꺼운 상하에 털모자를 쓰고, 검은 가죽 장갑도 낀 모습이었다. “여기는 바람이 많이 부는구나”라고 응원단원끼리 얘기를 나누면서도 웃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야외 전용’ 응원 도구가 등장한다는 예상도 있었지만, 응원단에서 야외 응원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건 없었다. 다만, 여자 알파인 스키는 한국(강영서, 김소희)과 북한(김련향)이 따로 출전한 탓인지 이날 응원단원들의 손에는 ‘소형 인공기’가 쥐어져 있었고, 응원단 제일 뒷줄에는 ‘대형 인공기’ 2개가 등장했다.

경기 시작 시간이 되자, 응원단은 ‘반갑습니다’로 시작해 ‘옹헤야’ ‘고향의 봄’ ‘쾌지나 칭칭나네’ ‘아리랑’으로 이어지는 응원 메들리를 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 15분 뒤 “기상 악화로 당일 여자 알파인 회전 경기는 취소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응원단은 안내 방송을 듣고 잠시 멈칫하더니, 지휘자가 “그래도 계속”이라고 말하자 응원 메들리를 이어나가다, 10분 뒤에 응원을 종료하고 인제 숙소로 돌아갔다.

이날 비슷한 시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피겨스케이팅 페어 쇼트프로그램에는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과 북한 김일국 체육상이 한국 김규은-감강찬 조와 북한 렴대옥-김주식 조를 함께 응원했다. 둘은 경기를 보는 내내 경기는 물론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도 장관이 “피겨 페어는 여자 선수의 체구가 작아야 남자 선수가 들어 올리기 쉬운데 김규은은 중학교 때부터 몸이 많이 성장해서 고민이라고 하더라”고 말하자, 김 체육상도 웃으며 “렴대옥도 크지 말아야 하는데 점점 몸이 커지고 있어서 걱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김규은-감강찬 조는 최하위에 머물러 프리스케이팅 진출에 실패했지만, 렴대옥-김주식 조는 11위에 올라 15일 프리스케이팅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평창=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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