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7m 바람에 女회전경기 순연
男활강ㆍ女대회전 이어 3번째
예비일 등 있어 아직 괜찮다지만…
최악엔 하루 여러 경기 편성 상황
선수들 “컨디션 조절하기 어려워”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키 경기가 악천후로 인해 잇달아 순연되면서 대회 전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강원 평창군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 경기가 기상악화로 연기됐다. 이날 경기장에는 초속 7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었고 눈까지 내렸다. 슬로프에 설치된 방송 중계 화면은 심하게 흔들렸고 기문에 부착된 깃발은 떨어져 나뒹굴었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이날 오전 10시15분 예정된 경기를 1시간 뒤로 한 차례 연기한 뒤 추이를 지켜봤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결국 경기를 치르는 것이 불가하다고 판단, 16일로 변경했다.
평창올림픽에서 날씨 때문에 알파인 스키 경기가 연기된 것은 이번이 3번째다. 앞서 11일 남자 활강과 12일 여자 대회전 경기가 악천후로 인해 15일로 변경된 바 있다. 알파인 스키에 걸린 금메달은 총 11개인데, 전날 마르셀 히르셔(29ㆍ오스트리아)의 우승으로 끝난 남자 복합을 제외하고는 아직 하나도 치르지 못 했다. 뉴욕타임스는 11일 “주간 방송사는 동계올림픽 최고 흥행 이벤트 중 하나인 활강 경기를 개막 첫 주에 방송하지 못 하고 있어 극도로 곤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회 기간 안에 정상적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김도원 과장은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알파인 스키 종목 특성상 예비일과 코스점검일을 두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전체 일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여기서 또 미뤄지면 그 때는 힘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 같은 날씨가 당분간 더 이어진다는 예보가 있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박재혁 올림픽 알파인경기위원장은 “폐막식이 있는 25일 전날까지는 어떻게든 경기를 끝내야 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하루에 여러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용제 한국일보 해설위원(국가대표 후보팀 감독)은 “일정이 변경되면 컨디션을 다시 조절해야 해 체력적으로 부담이 생기고, 날짜가 바뀌면 온도도 바뀌니 장비 왁싱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스키 간판 스타 미카엘라 시프린(23ㆍ미국)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객들은 연기 소식을 듣고 아쉬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북한의 김련향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한 응원단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