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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있는 해’ 어김 없이 찾아온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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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있는 해’ 어김 없이 찾아온 불청객

입력
2018.02.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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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삼척 산불 117㏊ 잿더미

강원 영동 ‘선거 있는 해’ 대형산불 징크스

장미대선 앞둔 지난해 강릉ㆍ삼척 대형 화마

13일 강원 삼척시 노곡면 하마읍리 산불현장에서 육군 23사단 장병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삼척시 제공
13일 강원 삼척시 노곡면 하마읍리 산불현장에서 육군 23사단 장병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삼척시 제공

나흘 간 산림 117㏊를 초토화시킨 삼척ㆍ도계산불로 ‘선거가 있는 해 대형산불이 자주 발생한다’는 달갑지 않은 강원 영동권의 징크스가 재현됐다.

지난 11일 삼척시 노곡면과 도계읍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은 축구장 164개를 잿더미로 만들며 올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나흘간 연인원 5,000여명이 투입돼 불과의 사투를 벌였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산림피해 면적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강원 영동지역은 2월부터 강한 바람이 시작돼 조금만 대기가 건조해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조그만 불씨가 초속 7~10m 강풍을 타고 산림은 물론 민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 때문. 그런데 대형산불은 유독 선거가 있는 해에 많이 발생했다. 대통령 탄핵으로 ‘장미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에는 강릉 성산면과 삼척 도계읍에서 잇따라 산불이 발생, 나흘간 서울 여의도(2.9㎢)보다 큰 면적(3.27㎢) 불에 탔다. 강릉 33채, 삼척 4채 등 가옥 37채가 화마에 소실됐고, 38세대 8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00년 4월 7일부터 15일까지 무려 9일간 강릉과 동해, 삼척, 고성에서 연쇄적으로 산불이 발생했다. 당시 도깨비처럼 널뛰는 불로 산림 2만3,138㏊가 잿더미가 됐다. 2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을 입었고 건물 808동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재산피해가 1,072억 원에 달했다. 당시 화재 원인이 담뱃불 등 입산자의 실화로 조사돼 안타까움이 컸다.

15대 총선이 있던 1996년 4월 23일 고성군 죽왕마좌리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간 이어지며 산림 3,762㏊를 태웠다.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1998년과 2004년 강릉 사천덕실리와 양양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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