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광명 공공일자리 프로젝트
작년 64억 투자 1000명 혜택
공공 일자리 발굴 한계 극복
주부ㆍ어르신 등 성장 동력 강화
“아이들이 어린이집 차를 타고 내리는 게 늘 걱정이었는데, 제가 직접 돌보니 한결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경기 광명시에 사는 주부 김영미(38ㆍ가명)씨는 지난해 8월부터 4개월간 아들(4)이 다니는 어린이집 통학차량 도우미로 활동하며 등ㆍ하원 때는 통학차량 운영을 보조하고 남는 시간에는 배식 등을 도왔다.
광명시가 어린이집 차량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도입한 특수시책 덕분이다. 시는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도 막고, 인건비 부담에 인솔교사를 많이 배치할 수 없는 유치원ㆍ어린이집 부담도 덜어주려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김씨를 포함해 모두 19명이 참여, 어린이집에서 하루 7시간가량 일하고 140만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다. 김씨 등의 임금은 시간당 7,320원꼴인데, 광명시는 최저임금보다 높은 생활임금 수준으로 사업비를 보조했다. 시는 올해도 3월 새 학기부터 40명을 고용해 10월까지 이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처우도 시가 생활임금을 8,520원으로 16.3%(1,200원)나 대폭 인상한 탓에 1일 5만9,640원 수준으로 오른다. 김씨는 “인솔교사 등으로 일하며 경험도 쌓고 아이들과 지내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다시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명시의 일자리사업은 이처럼 민간의 틈새수요에 맞춰 마련된 정책이 많다고 한다. 공공부문 일자리 발굴의 한계를 극복하고 민간의 성장 동력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에서다. 시 일자리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이름은 ‘광명형 공공일자리 프로젝트’. ‘어린이집 통합차량 도우미’ 사업 외에도 ▦광명청년 잡 스타트(JOB START) ▦어르신 초중학교 학교교육환경 조성 ▦어르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강사 양성 및 소셜경로당 등의 사업이 대표적이다.
13일 광명시에 따르면 ‘광명청년 잡 스타트’는 만19~35세 청년 구직자 140여명에게 시청과 산하 공공기관에서 6개월 근로 경험을 쌓게 한 뒤 취업을 유도하는 사업이다. 구직자는 하루 6시간씩 일하며 120만원을 받는데, 시는 취업 실무 역량강화 교육과 구직활동 등도 지원한다.
‘어르신 초중교 교육환경 조성’ 사업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시책이다. 저소득층 어르신 100여명을 초중교 36곳에 배치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학교 분위기도 개선하자는 취지가 담겼다. 어르신들은 매주 9시간 학교에서 미래 세대를 위해 봉사하며 30만원 안팎의 수당을 얻는다.
‘어르신 SNS강사 양성’은 광명시가 어르신들의 정보 접근성 강화를 위해 지난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시행했다. 전문가로부터 SNS 교육기법을 익힌 50~70대 SNS강사들이 월 35만원을 받고 경로당을 찾아 스마트폰과 SNS 사용법을 전수한다.
이준형 광명시 일자리창출과장은 “지난해에만 공공일자리 프로젝트에 64억7,700만원을 투입, 1,000여명에게 새로운 일자를 제공했다”며 “올해도 좋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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