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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제3당 실험, 지방선거에 성패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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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제3당 실험, 지방선거에 성패 달렸다

입력
2018.02.13 17:5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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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견 컸던 이념 표현들 뺀 채

“합리적 미래개혁” 출사표

“목표는 지방선거 승리 뿐”

정당 보조금은 각각 지급

창당일 늦춘 덕에 4억 더 받아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유승민(왼쪽 두번째) 박주선(세번째)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첫번째) 김동철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유승민(왼쪽 두번째) 박주선(세번째)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첫번째) 김동철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원내 30석 규모의 제3당 바른미래당이 우여곡절 끝에 13일 공식 출범했다.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이종교배를 통해 탄생한 바른미래당은 두 갈래로 갈라진 한국 정치지형에 제3당을 뿌리 내리는 정치 실험에 나선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는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출범대회를 열고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초대 공동대표에는 박주선 국민의당 국회부의장과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추대됐다. 박 공동대표는 “어떤 희생과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쪼개진 나라, 갈라진 민심의 적대적 경쟁의 장을 반드시 고쳐내고 말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들과 함께 할 지도부로 김동철 원내대표, 오신환 원내수석부대표, 지상욱 정책위의장, 이태규 사무총장 등이 선임됐다. 이날로 통합을 완성시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났다.

바른미래당은 합당 직전까지도 이견이 컸던 ‘진보, 중도, 보수’나 ‘햇볕정책’ 등 이념적 표현을 정강ㆍ정책에 아예 담지 않는 방식으로 갈등의 불씨를 제거했다. 그 대신 민생ㆍ안보ㆍ미래ㆍ정의 등을 강조하고 “지역ㆍ계층ㆍ세대를 뛰어넘는 합리적인 미래개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날 바른미래당 출범으로 국회 교섭단체 구도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3당 체제로 재편됐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거대 양당 사이에서 바른미래당은 영ㆍ호남을 아우르는 중도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확실한 지역기반과 이념이 없다는 점은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전신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창당한 지 2년, 1년 만에 간판을 내린 사실도 한국 정치사에서 제3당이 자리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1992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만든 통일국민당, 1995년 김종필 전 총리가 주도한 자유민주연합, 2008년 이회창 전 총재가 창당한 자유선진당도 3당으로 활동했으나, 생명력이 길지는 않았다.

첫 시험대는 6ㆍ13 지방선거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방선거까지만 당을 이끌고 공동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유 대표는 이날 “제 목표는 지방선거 승리 하나밖에 없다”고 힘줘 말하며 “전국의 모든 광역과 기초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고 했다. 승부처로는 대구를 꼽았다. 유 대표는 “대구시장은 저보다 훌륭한 후보가 있는지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고 직접 출마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바른미래당이 한국당 민주당과 정면대결을 벌여야 하는 곳인 만큼 최대한 제가 직접 발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내려면 당의 핵심 자산인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는 뜻을 넌지시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이 이날 창당했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1분기 경상보조금(정당보조금)을 기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 각각 지급할 예정이다. 선관위에 신당이 등록되려면 신청일로부터 7일 정도가 소요돼, 바른미래당 몫으로 수령하는 게 일정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바른미래당은 국가보조금 4억원가량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만약 14일에 신당 등록이 완료된 상태였다면 약 24억5,000만원을 받았겠지만, 두 당의 몫으로 총 29억원 정도를 가져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정당보조금 지급 일정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창당일을 늦춰 잡은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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