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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철녀 "팀에서 엄마로 불려요" 생애 6번째 금메달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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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철녀 "팀에서 엄마로 불려요" 생애 6번째 금메달 도전

입력
2018.02.13 17:2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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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세 ‘철녀’ 스프린터,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

출전선수 ‘엄마뻘’ 불구 세계 최정상 실력 유지

도핑 징계 시련 극복… “다음 올림픽도 나가려고요”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이 10일 강원 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경기 후 관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강릉=AP 연합뉴스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이 10일 강원 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경기 후 관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강릉=AP 연합뉴스

그녀의 첫 올림픽 출전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었다. 그로부터 26년이 지나 45세가 된 그녀는 지금 7번째 올림픽 무대인 평창에 서 있다. 1972년생인 ‘철녀’ 스프린터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46ㆍ독일) 얘기다. 미 일간 뉴욕타임즈는 최근 “그녀는 올림픽 선수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재정의해준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그녀의 피에 흐른다” 며 동계올림픽 6번째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는 그녀를 조명했다.

16일 강원 강릉 오벌에서 열리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 출전하는 선수 중 절반 가까이가 페히슈타인보다 20살가량 어리다.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에서 그녀가 첫 올림픽 메달인 동메달을 땄을 때 태어나지 않은 선수들도 태반이다. 페히슈타인 스스로도 “우리 팀에서 나는 엄마 또는 할머니”라고 말할 정도다. 통독 전 태어난 그녀는 동독 출신의 몇 안 되는 현역선수이기도 하다.

페히슈타인은 2000년대 초반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를 석권한 전설적인 선수였다. 1994년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1998년 나가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를 석권, 3연패를 달성했다. 그녀가 동계올림픽에서 따낸 메달만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모두 9개다.

하지만 잘 나가던 그녀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2009년 국제빙상연맹(ISU)은 페히슈타인에게 혈액 도핑 판정을 내리고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혈액 속 망상적혈구 숫자가 불규칙하다는 이유. 금지약물이 검출되지 않은 채 정황증거만으로 도핑 규정 위반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것은 그녀가 최초였다. 페히슈타인은 “나는 도핑을 하지 않았다”며 ISU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소송에 지칠법할만한데도 그녀가 세계 최고 스프린터 자리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남자친구이자 심리코치인 메티아스 그로스 덕분이다. 페히슈타인은 도핑징계로 벤쿠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2010년 그로스와 연인이 됐다. 페히슈타인은 “그로스가 없었다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말한다. 낙천적인 성격도 그녀가 20년 이상 정상급 활약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녀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동계올림픽 최고령 금메달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 기록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에서 만 40세에 우승한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노르웨이)이 갖고 있다. 10일 출전한 3,000m 에서는 9위를 차지했지만, 그녀는 주종목 5000m에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한다.

박주영 인턴기자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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