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세대간, 소득계층간 소비 심리가 양극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설 체감심리의 7가지 괴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0대 이하 가구의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116포인트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던 반면, 60대 및 70대 이상 가구의 지수는 각각 99포인트와 98포인트로 가장 낮았다. 40대는 114포인트, 50대는 106포인트였다. 소비지출전망은 한국은행이 매달 집계하는 소비자심리지수의 구성 항목 중 하나로, 조사 가구를 대상으로 6개월 후 소비지출이 현재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는지 여부를 물어 산출한다. 긍정적 응답이 부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값이 100보다 크고 그 반대라면 100보다 작다.
2013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하락하던 고령 가구의 소비지출전망은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된 지난해 초 다소 반등했다가 올해 들어 다시 낮아졌다. 이에 따라 70대 이상과 30대 이하 세대의 소비지출전망 격차는 지난해 7월 11포인트(30대 이하 112포인트, 70대 이상 101포인트)까지 좁혀졌다가 지난달엔 18포인트로 벌어졌다. 고령층 소비 심리가 도로 악화되면서 세대간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가 다시 어려워진 상황에서, 노후 부담은 크고 취업 기대는 낮을 수밖에 없는 고연령 세대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비 심리도 격차가 크다. 월 소득 400만원대인 고소득 가계의 소비지출전망은 지난달 115포인트를 기록했지만,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의 저소득 가계는 95포인트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 기대는 높아졌지만 취업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산업 간(전자ㆍ철강 양호, 차ㆍ조선 등 부진) ▦지역 간(영남 지역 경기회복 지연) ▦가계와 기업 간(가계 대비 기업의 회복 부진)에도 소비심리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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