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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의 점프와 김연아 비거리, 천재들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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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 김의 점프와 김연아 비거리, 천재들의 비결

입력
2018.02.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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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클로이 김/사진=연합뉴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다른 이름은 익스트림 스포츠다. 스피드와 스릴을 만끽하며 여러 가지 묘기를 펼치는 신종 모험 레포츠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만큼 아찔하다. 경기장은 파이프를 반으로 잘라낸 모양을 하고 있다. 반원통형 슬로프를 내려오면서 점프와 회전 등 공중 연기를 선보인다.

길이가 260m에 달하고 폭 21m, 높이는 인간이 가장 공포심을 느낀다는 7m에 이르기 때문에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웅장함과 경사면은 절로 두려움을 들게 한다.

따라서 관건은 용기다. 다시 말해 겁이 없어야 한다. 클로이 김(18ㆍ미국ㆍ한국명 김선)이 바로 그렇다. 그는 수줍게 웃으면서 “높이 뜨고 더 도는 게 좋다”고 말할 만큼 강심장에다 스릴을 스스로 즐기는 선수다.

두려움이 적기 때문에 도약력이 엄청나고 이를 바탕으로 회전 및 착지하는 기술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훨씬 가볍고 편안하다. 2016년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양 방향 1,080도(3바퀴) 연속 회전(10-10)을 성공한 클로이 김에 대해 박영남 해설위원은 “남자들도 하기 쉽지 않는 고난도”라고 설명했다.

클로이 김이 13일 강원도 평창의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8.25점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90점대를 기록한 선수는 클로이 김이 유일하다. 결정타는 1,080도 연속 회전이었다. 1차 시기에서 이미 93.75점을 얻어 금메달을 확정한 클로이 김은 2차 시기의 실수를 딛고 갈라 쇼나 다름없었던 3차 시기에서 쐐기를 박는 10-10을 성공했다.

내용과 방식은 다르지만 압도적인 도약력은 현역 시절 다른 선수와 비교를 허락하지 않았던 피겨 여왕 김연아의 점프 비거리를 떠올리게 했다. 박 해설위원은 “하프파이프는 얼마나 높이 솟구쳐 오르느냐에 점수가 주어지는 추세”라며 “가장 공포감을 느끼는 높이에서 점수가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클로이 김의 내면에 담대함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선 동안 별로 긴장한 표정을 보이지 않았고 연기를 마치고는 장난기 어린 미소를 잃지 않았다. 클로이 김은 시상대에서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 무척 배가 고프다"면서 "가장 먹고 싶은 건 햄버거와 프렌치프라이, 하와이안 피자“라고 할 만큼 정신력이 남달랐다.

클로이 김의 독주는 유독 스노보드에서 10대들이 초강세를 보이는 현상과도 연결된다.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가인 에드 리는 "경험을 갖추면 유리한 점이 있으나 나이 든 선수들은 어린 선수들처럼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한다. 스노보드 세계 최고의 선수 중 몇몇은 13세 정도인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장은 오전 영화 10도의 기온이었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지는 않았다. 결선이 시작된 10시를 전후해서 관중들이 몰려들어 3차 시기 때는 약 1만석의 좌석이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외국인들이 다수를 차지했고 동양인은 스노보드에서 미래를 보는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 대거 눈에 띄었다. 이들은 저마다 옷깃을 꽁꽁 여민 채로 국기 등을 흔들며 요란한 응원전을 펼쳐 선수들의 흥을 북돋았다.

평창=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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