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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文대통령에게 지도자는 비판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력
2018.02.1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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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서 문 대통령에게 합의이행 촉구했다고 소개

자신도 일본 내 위안부협상 반대 보수여론 뚫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오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준비된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용평=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오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리 준비된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용평=고영권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직전에 진행된 한일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도자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결단해야 한다”며 위안부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고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상회담 때 자신이 문 대통령에게 “그 결단(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당시에 나에게도 다양하고 혹독한 비판이 있었다는 것을 전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자신도 일본 내 보수여론의 비판을 뚫고 합의를 했으니 문 대통령 역시 위안부 합의에 대한 한국 내 지지층의 비판을 극복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해석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자민당 수석부간사장이기도 한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의원 질문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이처럼 정상회담의 일부 내용을 설명했다. 시바야마 의원은 아베 총리의 평창행 결정 이후 자민당 보수진영 의원들과 함께 “문 대통령이 위안부 합의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나타냈는데 한국에 가면 잘못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게 된다”며 극구 반대했던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 때 “한일 합의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확인한 것이며 나라와 나라의 약속은 양국관계의 기반이란 일본 입장을 명확하고 상세하게 전했다”며 “외교에 있어서 리더는 어느 정도 비판 받는 것을 감수하면서 결단하지 않으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는 구축할 수 없다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언급했다. 합의 내용에 비판이 큰 한국사회 여론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자신도 더 보수적인 여론을 뚫고 결단했으니 문 대통령도 눈치보지 말고 돌파해달라는 일방적인 주문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문 대통령 주최 리셉션때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접촉 상황도 일부 소개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일정 중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모든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귀국을 포함한 납치문제 해결을 강하게, 직접 요구했다”면서 “핵과 미사일 문제도 거론하며 일본 측의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북한 핵ㆍ미사일에 대한 일본 측의 생각은 핵ㆍ미사일 개발 중단 및 핵 폐기를 의미한다.

아베 총리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이뤄진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한 총론에서 “한국과 북한에 대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직접 전달할 수 있었다는 관점에서도, 평창 올림픽의 열기를 도쿄올림픽(2020년)의 성공으로 연결해나가는 관점에서도 매우 의미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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