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중심 기증 운동 340켤레 모아
지역 주민도 동참
충북 청주 산남고 학생들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신발을 전달하는 나눔 활동을 벌이고 있다.
1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산남고 학생회는 12일 오후 교내 강당에서 운동화, 샌들 등 신발 340켤레를 “아프리카에 전해달라”며 청주국제협력단에 기부했다.
이 신발은 산남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수집하고 학교 주변 주민들로부터 기증받은 걸 모은 것이다.
신발 기증 운동은 성민경(2학년)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성 양은 비포장도로를 맨발로 걸어 다니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상피병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사용하지 않는 헌 신발을 모아 아프리카 친구들에게 보내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피병(象皮病)은 혈액 속의 기생충으로 인해 피부가 단단하고 두꺼운 코끼리 피부처럼 굳어지는 병이다.
성 양의 이런 뜻을 학생회가 안건으로 채택해 만장일치로 받아들이면서 지난해 10월 신발 기증 운동이 시동을 걸었다.
학생회는 11월 1일 교내에서 ‘나기배(나눔·기부·배려)바자회’를 열어 집에서 묵히고 있는 신발을 기증받기도 했다.
산남고 학생들은 더 나아가 학교 주변 아파트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운동의 취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각 아파트 단지에 배포하고 수거함을 설치해 신발 기증을 받았다.
기증받은 신발은 겨울방학 기간에 학생들이 직접 세탁하고 건조했다.
말끔하게 새 단장한 신발은 희망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함께 한 켤레 한 켤레 정성껏 포장했다.
성민경 학생은 “학교 친구와 선생님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이 운동에 크게 호응하는 모습을 보고 세상이 참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청주국제협력단은 기증받은 신발을 비영리단체인 슈즈포아프리카(Shoes4Africa)를 통해 아프리카 현지 아이들에게 전할 계획이다.
산남고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학교다. 산국 예절캠프, 세계시민 교육 및 기아체험, 사랑의 집짓기 운동 등을 활발히 펼쳐 2013년 교육부 인성교육 우수 학교로 선정됐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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