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방침에도 외식 물가 계속 올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를 이유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식음료 제품 가격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정부가 최저 임금 인상에 편승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부당한 가격 인상을 막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가격 인상에 동참하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계속 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인 맥도날드는 오는 15일부터 제품 가격을 100~300원가량 올린다. 가격 인상 대상은 버거류 12개, 아침 메뉴 5개 등 모두 27개다. 빅맥 등 가격이 오르는 제품의 가격 평균 인상률은 약 4%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최상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리아와 KFC 등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는 2년 9개월 만에 대표 제품인 불고기버거의 가격을 3,400원에서 3,500원으로, 새우버거는 3,400원에서 3,600원으로 올렸다. KFC는 치킨, 버거, 음료 등을 포함한 24개 메뉴 가격을 100원에서 최대 800원까지 인상했다.
커피전문점과 베이커리도 가격을 올리고 있다. 커피빈코리아는 이달부터 커피 등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최대 300원(약 6%) 올렸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크라상도 전국 26개 지점에서 제과 제품 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이밖에 놀부부대찌개, 신선설농탕, 써브웨이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가격을 올렸다.
프랜차이즈 업계 가격 인상이 줄줄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달 11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거나 인상 요인 대비 과다하게 가격을 올릴 경우 해당 프랜차이즈 업체를 엄중 조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을 내세우지 않은 채, 원재료 상승 등 제반 비용 증가라는 모호한 이유로 들어 가격을 속속 올리고 있다. 국내 최대 햄버거 업체 맥도날드가 가격 인상을 결정한 만큼 조만간 치킨업계도 가격 인상에 나설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식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맞춰 연초면 의례 가격 조정이 있었는데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 이슈로 정부가 공개 경고까지 해, 가격을 올리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임금인상 충격이 다른 비용에 영향을 미처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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