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뉴 X4’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의 강점을 모아 놓았다. 뉴 X4는 X3에 비해 전장(길이)가 14㎜ 늘어난 반면 전고(높이)는 36㎜ 낮아졌다. 날렵한 유선형의 디자인으로 세단을 역동성을 주면서도 SUV의 넉넉한 공간이 더해진 것이다. BMW는 “SUV인 X3의 뒷부분을 다듬어 깎아낸 형태”라며 “쿠페형 디자인에 SUV의 적재성을 더한 새로운 개념의 중형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AC)”라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뉴 X4(xDrive 20d)를 시승해봤다. 추운 날씨에 눈까지 내려 도로가 빙판이었지만 뉴 X4는 안정적인 주행감을 보여줬다. 급선회 구간이나 시속 100㎞ 이상 속도를 높여도 차가 요동치거나 흔들리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인천대교를 넘어갈 때 진가를 발휘했다. 다리 위로 몰아치는 매서운 강풍에 앞서 주행 중인 차들이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뉴 X4만은 끄떡없었다. 풍절음, 엔진음 등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해 창문을 내리지 않고서는 강풍이 부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BMW가 강조하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xDrive’의 효과가 톡톡히 발휘된 덕분이다. xDrive 시스템은 주행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0에서 100까지 바퀴 4개에 적절히 배분, 차 하부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준다. 빙판길에서도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이유다. 저속 구간에서 디젤차 특유의 딱딱함 대신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점도 매력적이다. 3.0ℓ 트윈파워 터보 디젤엔진이 장착된 뉴 X4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ㆍm의 힘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에 걸리는 시간)이 8초로 빠르다.
뒷좌석 레그룸은 키 188㎝인 기자가 앉아도 충분할 정도로 넉넉했다. 쿠페가 보통 전고가 낮기에 키가 큰 남성은 머리가 천장에 닿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뉴 X4는 뒷좌석 시트의 높이를 앞좌석보다 8㎜ 낮춰 그런 염려를 해소했다. 더욱이 트렁크의 기본 적재용량은 500ℓ로 접이식 시트를 활용하면 최대 1,400ℓ까지 확장할 수 있어 패밀리카로도 적합하다. 다만 내비게이션 디스플레이가 터치가 아닌 다이얼 식인 건 불편했다. 다이얼을 돌려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입력하는 형태여서 입력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고 주행 중 갑자기 목적지를 바꿀 경우엔 사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공인연비는 ℓ당 11.4㎞로 낮지는 않지만 디젤차임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가격은 7,250만원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