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이는 즐거운 설 명절이지만,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가볍게 던진 말들이 다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 성인남녀 3명 중 1명은 명절에 다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취업 포털 업체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성인남녀 1,428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가족이나 친지와 다툰 경험’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4.5%가 ‘있다’고 답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다툰 적 있다는 여성(36.9%)의 응답률이 남성(32.5%)보다 앞섰고, 결혼 여부별로는 기혼(37.1%)이 미혼(33%)보다 높았다.
다툰 상대는 결혼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미혼의 경우 ‘부모’(54.7%,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이어 ‘형제, 자매’(28.5%), ‘그 외 친척’(20.1%), ‘조부모’(8.4%) 등의 순이었다.
기혼은 ‘배우자’(45.4%)를 첫 번째로 꼽았고, 다음으로 ‘형제, 자매’(33.9%), ‘부모’(17.5%), ‘시댁식구’(12.6%), ‘처가식구’(7.7%) 등으로 이어졌다.
명절에 다툰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쓸데 없이 참견하거나 잔소리해서’(54.3%,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또 ‘피로가 쌓여 예민해져서’(23.8%), ‘집안일 분담 등이 불공평해서’(23.8%), ‘편애, 차별 등을 당해서’(17.3%), ‘모욕적인 언사를 들어서’(15.9%), ‘원래부터 사이가 안 좋아서’(10.6%), ‘상대가 자기자랑을 심하게 해서’(10%) 등이 꼽혔다. 특히 이런 다툼으로 관계가 틀어진 가족이나 친지가 있다는 응답자도 52.4%에 달했다.
한편,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설 명절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다’(58.5%)고 답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으로는 ‘친척 어른’(43.6%)이 가장 많았고, ‘부모님’(26.7%), ‘시댁 식구’(15%), ‘사촌’(14.5%), ‘형제, 자매’(13.1%), ‘배우자’(11.1%) 등의 순이었다.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근황을 물어보는 과도한 관심이 싫어서’(48.9%)를 첫 번째로 꼽았다. 아울러 ‘용돈, 선물 등의 지출이 부담돼서’(43.7%), ‘명절 음식 준비 등의 집안일이 힘들어서’(24.7%), ‘처가, 시댁 식구를 대하기 부담스러워서’(21.6%), ‘가족, 친지들과의 갈등 때문에’(18.7%), ‘귀향길 교통체증이 걱정돼서’(15.8%) 등을 이유로 들었다.
사람인 관계자는 “걱정하는 마음에 하는 말이라도 지나친 관심과 참견은 독이 될 수 있다”며 “오랜만에 친지들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반가운 인사와 서로에게 힘이 되는 덕담을 건네는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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