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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력' 연상호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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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염력' 연상호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

입력
2018.02.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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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연상호 감독의 신작 ‘염력’은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영화다. ‘부산행’으로 천만 축포를 쏘며 흥행 감독 대열에 합류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이자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초능력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스타 감독과 신선한 소재에 관객들은 열광했다. 개봉 첫 날 26만 명을 동원하며 주연배우 류승룡 흥행작 ‘7번방의 선물’, 심은경 흥행작 ‘수상한 그녀’의 첫 날 스코어를 뛰어넘은 기록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영화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는 곧 스코어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현재까지 누적 관객 수 97만 명에 불과하다. 연상호 감독의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염력’이 어쩌다 흥행에 실패하게 됐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상호 감독은 “‘염력’을 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염력’이 ‘부산행’만큼 흥행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염력’이 ‘부산행’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영화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개봉 후 한 두 달 정도 지나고 IPTV, 넷플릭스에 나오고 해봐야 ‘염력’이 어떤 작품인가에 대한 반응을 객관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를 내놓고 1년 정도는 관객의 전체적인 반응을 보고 싶다.”

-러닝타임이 101분으로 짧은 편이다. 편집된 장면이 많았나.

“시나리오 상 철거민들의 이야기가 훨씬 많았으나 편집했다. 하지만 철거민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담긴다고 해서 관객들이 더 공감할 것 같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쉬운 부녀 관계를 돋보이게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염력’의 주된 스토리를 관객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평범한 사람이 큰 능력이 생겼는데 그 능력을 쓸 데가 별로 없다는 상황 설정이 있었으면 했다. 그 과정에서 유머러스하고 ‘병맛’ 코미디 같으면서도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염력’을 통해 한국사회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산참사를 떠오르게 하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가 담겼는데.

“‘염력’은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작품이다. 사회적인 메시지와 코미디가 결합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지점들이 생겨나는 것 같다. 마냥 웃을 수 많은 없고, 그렇다고 진지하지도 않은 게 블랙코미디의 맛 아닌가. 묵직한 메시지와 코미디가 완벽히 조화를 이룬다면 그건 블랙코미디가 아니다.”

-‘돼지의 왕’ ‘사이비’ ‘부산행’ ‘서울역’에 이어 어김없이 사회 고발성이 돋보인다.

“아무래도 내가 평범한 소시민이라 그런 것 같다. ‘아, 지금 우리 한국 체제가 날 보호해 줄 수 있는가?’라는 생각을 늘 한다. 그런 생각 속에서 영화를 만들게 되는 것 같다.”

-극 중 심은경을 통해 청춘의 아픔을 표현했다.

“내가 겪은 20대는 힘든 나날의 연속이었다. 영화감독이라는 직업 자체가 그렇지만. 내 꿈이 이뤄질지 안 이뤄질지도 미지수인 상황에서 힘든 날들을 견뎌야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당시 느낀 생각과 감정들이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 그 때 감정을 떠올리며 시나리오를 쓰기도 한다.”

-석헌(류승룡)을 통해 부성애와 휴머니즘을 극대화했다.

“많은 작품들 속에서 클리셰로 쓰이는 게 아버지라는 캐릭터다. 아버지라는 존재 자체가 어머니보다는 애증의 대상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성장담보다 아버지의 성장담이 관객들이 볼 때 받아들이기 쉬운 것 같다. ‘염력’으로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권력과 싸움이 아닌 그 옆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굳이 캐릭터들의 관계에 특이한 설정을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류승룡의 어떤 면에서 석헌의 얼굴을 봤나.

“류승룡이 워낙 B급 코미디를 풍부하게 표현하지 않나. 또 캐릭터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 점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실제로 만났을 때는 인간적인 면이 많기도 하고. 인간적인 고민들도 석헌과 맞닿는 지점이 많았다.”

-관객들이 ‘염력’을 어떻게 봤으면 하나.

“그냥 팝콘을 먹으면서 편하게 보실 수 있는 영화였으면 한다.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볼 때는 각을 잡아야 하고 메시지를 얻어야 하는 분위기인데 우리 영화에서는 안 그러셨으면 한다. 철거민 이슈가 대두되긴 하지만 ‘세상을 바꾸자’는 내용을 담은 영화는 아니다. 일상적인 우리의 풍경과 특이한 뭔가가 합쳐진 작품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사진=NEW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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