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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장 경쟁, 여당은 ‘빅 매치’ 야당은 ‘후보 기근’

입력
2018.02.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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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고준일 의장 가세하며 후끈

야당은 후보군들 불출마 선언 등 마땅한 인사 없어

이춘희 세종시장. 세종시 제공.
이춘희 세종시장. 세종시 제공.

6ㆍ1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세종시장 후보를 둘러싼 여야간 표정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고준일 시의회 의장까지 가세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마땅한 인사가 없어 ‘후보 기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고 의장이 12일 출마 선언을 하면서 현 시장과 현 의장이 예선에서 경쟁하는 ‘빅 매치’를 치르게 됐다.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 세종시의회 제공.
고준일 세종시의회 의장. 세종시의회 제공.

고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는 권위적이지 않고 시민과 공감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현실 공감’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6ㆍ13 지방선거에서 세종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고 의장은 “당에서 전략 공천이 아닌 경선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경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무소속 시장 출마나 시의원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강한 경쟁 의지를 피력했다.

고 의장은 그러면서 전국 광역시ㆍ도의회 최연소 의장이라는 이력과 재임 중 국민권익위 청렴도 측정 지역주민 평가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이끈 점 등을 들며 시장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고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 시장에 대한 날 선 비판도 쏟아냈다. 고 의장은 “세종시에는 시민 의견을 묻지 않아 정체돼 있는 일들이 산적해 있다”며 “시민 편의 제공은커녕 주민 갈등을 야기하고, 편가르기를 만든 것은 소통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적폐’를 빗대어 도시교통공사 등 시 산하기관의 채용비리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고 의장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 내 지방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는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마땅한 후보가 없어 눈치만 보고 있다.

이춘희 시장의 대항마이자 야당 1순위 후보로 꾸준히 거론된 이충재 전 행정도시건설청장은 지난달 30일 출마 기자회견을 하려다 전날 돌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 전 청장은 지난해 7월까지 무려 4년 4개월 간 건설청장을 지내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던 인사다. 하지만 이 전 청장은 “정당 선택 과정에서 정치 현실의 높은 벽을 절감했고, 제 의지와 역량만으로는 그 벽을 넘기에 부족했다”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선 이 전 청장 본인이 생각하는 ‘인물 값’과 정치권에서 생각하는 ‘인물 값’의 차이를 절감해 결국 포기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청장과 함께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던 야당 후보군도 소문만 무성할 뿐 불출마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은 “출마가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발 물러선 모양새다. 조 부회장은 2016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가 예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유한식 전 세종시장과 최민호 홍익대 초빙교수(전 총리 비서실장)도 시장 야당 후보군에 이름은 올랐지만,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야당 후보 군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 등의 반사효과까지 더해져 민주당이 워낙 강세를 보이는 데다 현 시장과의 경쟁에서도 열세가 분명한 만큼 ‘지는 싸움’에는 뛰어들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지역에서는 이 시장이든 고 의장이든 민주당이 독주하는 ‘싱거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지역 정치권 한 인사는 “선거 결과를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현재 민주당이 유리한 것 만큼은 틀림 없다”면서도 “아직 4개월 정도 남은 기간 변수가 생기지 말란 법도 없고, 새로운 후보가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끝까지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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