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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왜 이렇게 스키를 잘 타지?

입력
2018.02.12 17:5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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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아닌 즐기는 야외 활동” 권장

크로스컨트리서 따낸 金만 40개

눈 쌓인 언덕 많아 스키 일상화

‘아이 첫발 떼면 태운다’ 격언도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금-은-동을 싹쓸이한 노르웨이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평창=AFP 연합뉴스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15㎞+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금-은-동을 싹쓸이한 노르웨이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환하게 웃고 있다. 평창=AFP 연합뉴스

11일 오후 8시 강원 평창군 메달플라자 국기 게양대에는 빨간 바탕에 흰 테두리를 한 남색 십자가 모양의 국기 세 개가 나란히 올라갔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30㎞ 스키애슬론 경기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싹쓸이한 노르웨이 국기였다. 스키 강국 노르웨이의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10일 여자 크로스컨트리 15㎞ 스키애슬론 경기에서는 스웨덴이 노르웨이를 꺾고 금메달을 따자 ‘이변’, ‘반란’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노르웨이에서 스키는 한국에서 쇼트트랙과 비슷하다. 잘하는 게 당연한 ‘효자 종목’이다. 실제로 노르웨이가 2014년까지 참가한 22번의 동계올림픽에서 노르딕 스키(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노르딕 복합, 바이애슬론)로 따낸 금메달(77개)은 전체 금메달(118개)의 65%에 달한다. 특히 크로스컨트리 한 종목에서만 40개의 금메달이 나왔을 정도다.

눈이 많이 내리고 언덕이 많은 노르웨이에서 스키는 일상이다. ‘아이가 첫 발을 떼면 노르웨이 부모는 아이 발에 스키를 신긴다’, ‘노르웨이 사람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어릴 때부터 스키를 가르친다. 눈이 녹는 여름에도 바퀴가 달린 ‘롤러 스키’를 탄다. 크로스컨트리를 즐길 수 있는 스키장도 흔해 어디서든 24시간 스키를 즐길 수 있고, 겨울이 되면 집 주변 구릉에서 스키를 타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 스키가 주요 이동 수단이었던 탓에 자연스럽게 생활스포츠로 발전한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프리루프트슬리프(Friluftslivㆍ야외활동을 즐기다)’라는 말이 퍼져 있는데, 이처럼 야외활동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스키강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노르웨이 학교에서는 스키를 경쟁해야 하는 스포츠가 아닌 함께 즐기는 야외 활동으로 권장하기 위해 11살이 되기 전까지 상을 공평하게 준다. 겨울 자연환경이 비슷한 스웨덴은 인구가 두 배 이상임에도 스키 종목 성적이 노르웨이에 한참 못 미치는데, 이 나라에서는 아이스하키나 테니스 등 실내 활동을 권장한다.

올림픽 스포츠에서 스키 역사의 상당부분은 노르웨이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67년 노르웨이에서 군인들이 스키를 신고 설원 위를 달리는 대회를 개최한 것이 크로스컨트리의 시초다. 1924년 첫 동계올림픽이 시작될 때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던 크로스컨트리에는 동계 종목에서 두 번째로 많은 금메달인 12개가 걸려 있다. 평창올림픽에서는 첫 금메달과 마지막(102번째) 금메달 모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서 나온다.

크로스컨트리 한국 대표 김 마그너스(20)도 노르웨이의 ‘스키 DNA’를 타고 난 경우다. 노르웨이인 아버지를 둔 김마그너스는 어린 시절 노르웨이에서 자라며 스키에 두각을 나타냈다. “노르웨이에선 스키 타고 학교에 다녔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스키와 친숙하던 그는 2015년 ‘어머니의 나라’에서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정, 13일 오후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오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km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마그너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2월 일본 삿포로 시라하타야마 오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키 남자 크로스컨트리 1.4km 개인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마그너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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