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친 北예술단 육로 귀환
탈북자 “평양 집에 보내줘” 외침에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묻기도
평창동계올림픽 축하 공연을 마친 북한 예술단이 5박 6일 간의 방남 일정을 끝내고 12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137명은 이날 오전 11시 3분 경기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지나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으로 귀환했다. 6일 만경봉 92호를 타고 북한 원산항을 출발, 동해 묵호항에 도착한 뒤 엿새 만이다.
CIQ에서 취재진을 만난 예술단원들은 “남한에 머물렀던 소감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부분 옅은 미소만 지은 채 답을 하지 않았다. 일부 단원은 “남한 공연이 좋았냐”는 질문에 짧게 “네”라고 대답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해프닝도 있었다. 북한 예술단을 태운 버스가 이날 오전 10시 31분 CIQ에 도착하자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민 김련희씨가 나타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예술단 쪽으로 달려들었고 관계자들이 그를 막기도 했다. 그는 예술단원들을 향해 “평양시민 김련희다”라고 말했고 “집에 빨리 보내줘”라고 외치기도 했다. “김련희씨가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묻는 예술단원도 있었다.
앞서 예술단은 8, 11일 각각 강원 강릉아트센터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했다.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ㆍ15 민족통일대회 이후 16년 만에 이뤄진 북측 예술단의 남측 공연이었다.
특히 서울 공연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예술단은 해외 클래식 곡을 연주하고 ‘J에게’, ‘내 나라 제일 좋아’ 등 남북한 노래를 섞어 부르며 1시간 40여분 동안 무대를 꾸몄다. 현 단장이 “민족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화해와 단합의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며 직접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을 열창하기도 했다. 소녀시대 서현도 깜짝 등장해 예술단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다.
시민 반응도 뜨거웠다. 공연 티켓 추첨에 15만명이 몰려 서울 공연만 2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파주=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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