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는 “문제제기 등 대처 안 해”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상사, 동료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이 가운데 문제제기 등의 대처를 한 경우는 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제기해도 개선될 가능성이 낮거나 직장 내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김정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에게 의뢰한 ‘우리 사회 직장 내 괴롭힘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73.3%가 최근 1년 간 한 번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15일 간, 1년 이상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만 20~64세 임금근로자 1,506명 대상으로 이뤄졌다.
인권위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은 타인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적대적, 위협적, 모욕적인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행위로 응답자(복수응답 가능)들은 ▦업무능력이나 성과를 부당하게 낮게 평가(43.9%) ▦과도한 업무를 주거나 다른 사람 업무 떠넘기기(37.6%) ▦출근 전ㆍ퇴근 후ㆍ휴일 업무 지시(37.1%) ▦정당한 이유 없이 의견 무시(36.7%) ▦사소한 일에 트집 잡기(36.6%) ▦필요하지 않은 일 과도하게 지시(35.0%) 등을 괴롭힘 유형으로 꼽았다.
인권위 관계자는 “설문조사와 별도로 진행한 면접조사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성과점수를 낮게 매기거나 독후감을 쓰게 하는 등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내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대학병원 간호사 장기자랑’ 논란처럼 성희롱, 성추행 등 성차별적 조직문화를 경험한 사례도 괴롭힘 사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 가운데 60.3%는 특별한 대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처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 같아서’(43.8%) 또는 ‘대처했다가 직장 내 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아서(29.3%) 등의 우려 때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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