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구역' 도라산 CIQ에서 돌발상황…北예술단원 "북으로 보내줘야"
김련희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서 고향 숨결 느끼고 싶었어"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탈북민 김련희 씨가 12일 북한 예술단이 우리쪽 공연을 마치고 북한으로 귀환하는 현장에 등장했다.
김련희 씨는 북한 예술단을 태운 버스가 이날 오전 10시 31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하자 나타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예술단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가 "얘들아 잘 가"라고 외치자 우리측 인원들이 곧장 달려들어 제지했다.
그러자 김 씨는 "바래만 주러왔다"고 외치며 저항했고, 북한 예술단원 7∼8명이 CIQ로 들어가려다 멈춰서서 김 씨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김 씨는 예술단원들을 향해 "평양시민 김련희다"라고 말했고, 예술단원들이 거의 동시에 "네"라고 대답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는 김 씨를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김 씨는 우리측 인원 손에 끌려나오면서 "집에 빨리 보내줘"라고 외쳤다.
한 예술단원은 우리 취재진에게 약간 격앙된 표정으로 "김련희씨가 북으로 가고 싶다는데 보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라산 CIQ는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는 통제구역이다. CIQ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당국자는 "김련희 씨가 어떻게 통일대교를 통과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통선 내에 지인이 살고 있다. 어제 지인의 집에 놀러 가면서 출입증을 받아서 통일대교를 지나서 민통선 안에 들어갔다"면서 "오늘 아침에 북한 예술단 귀환 보도가 나와서 CIQ로 시간 맞춰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 발짝이라도 가까이에서 고향의 숨결을 느끼고 싶었다"면서 "북한 예술단원들이 처음에는 못 알아보다가 이내 나를 알아보고 반가워했다. 북한 예술단원들은 대부분 평양 출신일 텐데 내 고향 평양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저 사람들은 여권도 없이 마음대로 남북을 오가는데 왜 나는 7년이나 고향에 못 돌아가나. 하루하루가 고통"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1년 입국한 김련희 씨는 브로커에게 속아서 한국으로 왔다면서 고향인 북한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우리 국민을 북송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특히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조건으로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김련희 씨의 송환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