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진정으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을 두둔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나온 이례적인 쓴소리인 셈이다.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행된 이스라엘 일간 ‘이스라엘 하욤’과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은 평화를 조성하려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스라엘도 평화를 원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의구심도 드러냈다. 그는 “평화 협상을 체결하려면 양쪽 모두 힘든 양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건설한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정착촌 건설에 대해 “평화 조성을 복잡하게 해 왔다"며 "이스라엘이 정착촌에 관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는 입장은 굽히지 않았다. 그는 “예루살렘을 협상 테이블에서 치움으로써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었다. 구체적인 국경에 관해선 양쪽이 합의한 내용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인터뷰한 ‘이스라엘 하욤’은 그의 후원자인 미국인 억만장자 셀던 아델슨이 소유한 매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2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미 국무부에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작업에 착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선언 이후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에서는 격렬한 항의시위가 뒤따랐고 평화 중재자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욕도 의심을 사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비판은 자제해 왔고 그 사이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 움직임을 재개하고 예루살렘의 분할 통치권 양도 기준을 강화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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