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배우 류승룡이 영화 ‘도리화가’(2015년) 이후 3년 만에 ‘염력’으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에서 류승룡은 가장 평범한 아빠이자, 하루 아침 만에 초능력을 얻게 된 캐릭터 석헌으로 분해 한국형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B급 코미디에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 CG(컴퓨터 그래픽)까지 더해진 이 영화에서 류승룡은 극의 중심을 잡는 주춧돌 역할을 했다.
-‘염력’의 어떤 점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나.
“감독님이 굉장히 재미있는 이야기꾼 아닌가. 시나리오를 보기 전 시놉시스만 들었을 때 출연을 결정했다. 그 당시에도 ‘아, 이런 작품이 나올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완성본을 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잘 나왔다. 만족했다”
-판타지라는 장르에 사회 고발성이 돋보이는데.
“감독님이 현실감 있게 두 가지를 잘 녹여냈다고 생각한다. 크게 이질감 없이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했다. 또 그 안에 볼거리나 상업영화로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골고루 충족됐다고 본다. 거대한 권력에 맞서 싸우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쾌하게 풀어냈다.”
-철거민과 무력을 행사하는 경찰의 모습은 용산참사를 떠오르게 하는데.
“특정 사건을 소재로 삼은 건 아니다. 근대화를 겪으면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일어나는 일들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서울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 않나. 우리도 간접적으로 겪었던 사건을 보편적인 소재로 삼았다고 생각한다.”
-한국형 히어로가 된 소감은.
“영광스럽다. ‘어벤져스’나 외국 히어로물처럼 멋있게 갑옷을 입은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캐릭터였다. 관객으로 하여금 공감을 자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와이어 액션도 많이 했는데.
“와이어 기술은 우리 팀이 최고였던 것 같다. 현장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내 몸을 당겨준다. 사고 한 번 없이 완벽히 촬영했다. 옷도 편했다. 그것보다 표정 연기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최종병기 활’이나 ‘표적’보다 힘들었다. 염력이라는 게 집중을 해야 하는 초능력 아닌가. 표정으로 모두 표현했다.”
-심은경과 부녀(父女) 호흡은 어땠나.
“우리 (심)은경이는 평소에 참 수줍음을 많이 탄다. 과연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연기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신들린 듯이 연기한다. 그러다가도 촬영을 안 할 때는 다시 조용해지더라. ‘천생 배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예정전이나 지금이나 배울 게 참 많다.”
-실제로는 어떤 부성애를 가진 아버지인가.
“진짜 친구 같으면서도 인생의 선배가 되려고 한다. 엄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사람이길 바란다. 아빠의 기능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한 약속은 꼭 치키려고 한다. 그래야 내 말에 효력이 생기거든.”
-‘도리화가’, ‘손님’(2015년) 흥행 실패 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많이 하던데.
“어떤 배우든 작품이 나올 때쯤 리마인드를 하는 것 같다. 사실 ‘도리화가’나 다른 작품들이 흥행이 안 돼서 슬럼프에 빠진 건 아니다. 너무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을 달리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방향이 그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속도를 좀 줄이되 방향을 잡고 행복하게 걷기로 했다. 그 동안 잘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나를 괴롭혔다. 내 자아도 쉬게 해주자는 마음에서 요즘은 좋은 책도 읽고 동료 극단 배우들도 만나고 은사님도 찾아 뵙곤 한다. 아, 팬들과 분기별로 연극 단관도 하고 있다.”
-신작 ‘7년의 밤’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으로 대중과 만나게 됐다.
“‘7년의 밤’은 정말 오래 기다린 작품이다. 큰 애가 초등학교 3학년 째 찍은 작품인데 이제 중학생이 된다. (웃음) 어떻게 나왔을지 많이 기대된다. ‘킹덤’은 워낙 김은희 작가님이나 김성훈 감독님이 훌륭하신 분이지 않나. 넷플릭스 콘텐츠는 또 처음 출연 해본다. 출연 회차가 많은 작품은 아니다.”
사진=프레인글로벌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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