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물러난 시리아에 내전 종식은커녕 더 심각한 분쟁 징후가 피어나고 있다.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과 터키 간 갈등이 고조되는 한편 .IS 격퇴전에 참여한 국제 열강의 각축전도 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자국 전투기 격추로 시리아ㆍ친이란 무장 세력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한 것과 관련해 시리아 내전이 심각한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스라엘 공군 소속 F-16 전투기가 이란 무인기 추적 중 시리아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맞아 이스라엘 북부 제즈릴 계곡에 추락했고,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시리아 방공포대 3곳과 시리아 내 이란군 시설 4곳을 포함해 12개 기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며 맞섰다. F-16 전투기 조종사 2명은 탈출했지만 이 중 1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이 이스라엘 영공을 침범한 이란 무인기 기지를 공격한 것으로 해당 기지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 기지였다고 주장했다. 시리아 정부와 이란은 시리아에서 이스라엘로 무인기를 보냈다는 이스라엘군 발표를 부인했다.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자주 있어 왔지만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군용기가 격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은 이란과 반이란 진영의 대리전 양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시리아 반군을 돕는 미국의 중동 패권 경쟁도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러시아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에 우려를 나타내며 긴장 자제를 주문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언론보도문을 통해 “시리아와 역내 다른 나라의 주권과 통합성을 무조건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이란의 영향력 고착화를 우려하는 미국은 백악관발로 “미국은 이스라엘의 영토 주권 보호 행위를 지지한다”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터키와 쿠르드의 분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날 아프린에서 일명 ‘올리브 가지’ 작전을 수행하던 터키군 헬기가 격추되는 등 하루 동안 시리아 내에서 군사 작전을 시행하던 터키군 11명이 숨졌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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