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피겨 최강자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ㆍ러시아 출전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올림픽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메드베데바는 11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81.06점(기술점수(TES) 42.83점, 구성점수(PCS) 38.23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국제빙상연맹(ISU) 월드 팀 트로피에서 자신이 세운 여자 쇼트프로그램 최고기록 80.85점을 0.21점 끌어올린 세계신기록이자, 올림픽신기록이다.
쇼팽의 ‘녹턴’ 선율에 맞춰 연기한 메드베데바는 점프 3가지를 후반부에 몰아 뛰었다. 주특기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타노점프(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뛰는 점프)를 시작으로 트리플 루프, 더블 악셀까지 모든 점프에서 실수 없이 가산점을 챙겼다. 스핀과 스텝시퀀스에서도 우아하고 매끄러운 스케이팅을 선보이며 무난하게 최고 단계인 레벨4를 받았다. 메드베데바의 활약으로 10포인트를 추가한 러시아 출신 선수(OAR)팀은 2위로 프리스케이팅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번 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메드베데바는 김연아의 세계 기록을 7년 만에 경신해 ‘포스트 김연아 시대’를 연 선수로 평가 받는다. 2014, 2015년 주니어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을 연달아 제패했고 지난해 11월 NHK 트로피 우승 이후 발목 부상으로 휴식에 들어가기 전까지 왕좌를 지켰다. 메드베데바가 부상에서 회복하는 동안 알리나 자기토바(16ㆍOAR)가 돌풍을 일으키며 급부상했지만, 예술성에서 시니어 경력이 오래된 메드베데바가 한 발 앞선다는 평이 많다.
이날 경기 후 메드베데바는 “첫 올림픽 경기라 쉽지는 않았지만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연기하려 노력했다”며 “세계신기록을 세워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스스로에게 준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 미만. 메드베데바는 “오늘 경기는 좋은 레슨이 됐다”며 “개인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