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전략무기 감축 연장 어렵다”… 미국ㆍ러시아 또 핵경쟁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전략무기 감축 연장 어렵다”… 미국ㆍ러시아 또 핵경쟁

입력
2018.02.11 18:15
20면
0 0

美국방부, 中ㆍ北ㆍ러 “핵위협” 거명

러 측 “美, 핵감축 제안 안 응해”

美ㆍ러 관계 정상화 불투명해져

英ㆍ佛도 덩달아 핵군비 강화 조짐

2015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나타난 러시아의 핵탄두 탑재용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대. 지난 5일 리투아니아 정부는 러시아가 발트해 인근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영구 배치해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5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대전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나타난 러시아의 핵탄두 탑재용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대. 지난 5일 리투아니아 정부는 러시아가 발트해 인근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영구 배치해 유럽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국무부는 지난 5일 7년 전 발효된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무기 감축 협약 ‘뉴 스타트(New START)’에 따른 무기감축 목표를 양국이 모두 달성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양국의 ‘발사 대기’ 상태 전략핵무기 배치를 줄이는 뉴 스타트는 협상 당시에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했지만, 그래도 목표를 달성해 핵전쟁 위험성을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미ㆍ러의 현재 상황은 마냥 축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핵 경쟁도 오히려 심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러시아 국영 방위산업체 로스텍(Rostec)의 세르게이 체메조프 회장은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현재 정치 구도에서 ‘뉴 스타트’는 (만료 예정인 2021년을 넘어) 연장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뉴 스타트는 발효 10년이 되는 2021년 이전 미ㆍ러 양국이 연장에 합의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한다.

체메조프 회장의 진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이후 경색된 미ㆍ러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으로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가 깨졌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2일 미 국방부가 발행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가 중국ㆍ북한과 함께 러시아의 핵 위협을 구체적으로 거명한 것을 문제 삼았다. “우리가 감축을 먼저 제안했음에도 미국이 응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NPR은 러시아가 뉴 스타트 제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단거리ㆍ전술 핵무기 저장고를 확대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며, 미국도 “저강도 핵무기” 개발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강력한 파괴력 때문에 오히려 사용 가능성은 낮은 기존 전략 핵무기에 비해 배치와 사용이 용이한 제한적 핵전력을 적극 개발함으로써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는 이른바 “억지를 위한 전력 고도화” 전략이다. 러시아에선 이미 2000년에 푸틴 대통령이 주도해 비슷한 군사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사실 양국의 ‘핵 경쟁’은 트럼프 정부 이전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인 2016년 러시아가 신형 순항미사일 노바토르 9M729를 개발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어겼다고 지적했고, 러시아는 거꾸로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운 러시아의 핵 탑재 해저무인기 ‘스테이터스-6’ 개발까지 거론하며 대러 경계심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미ㆍ러 핵경쟁은 글로벌 군비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프랑스, 중국 등도 덩달아 핵 군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프랑스 국방부는 지난 8일 “향후 7년간 국방 예산을 3,000억유로(약 400조원)로 늘리고 이 가운데 370억유로(50조원)를 핵무기 현대화에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동유럽에서 점증하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알렉산데르 골츠는 워싱턴포스트에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은 러시아의 군비 증강을 좋게 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는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을 아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6일 국가안보전략(NSS) 및 핵태세검토보고서(NPR) 관련 증언을 위해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던 도중 반핵 단체 '코드 핑크'의 활동가와 마주치자 미소를 짓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제임스 매티스(오른쪽) 미국 국방장관이 6일 국가안보전략(NSS) 및 핵태세검토보고서(NPR) 관련 증언을 위해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던 도중 반핵 단체 '코드 핑크'의 활동가와 마주치자 미소를 짓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