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시작부터 기록이 쏟아진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어진 강릉 아이스 아레나가 쇼트트랙의 '성지'가 될 조짐이다. 선수들이 엄지를 치켜든 우수한 빙질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대회 전부터 선수들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여자 500m 세계 신기록(42초335)을 가지고 있는 엘리스 크리스티(28·영국)는 개막 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한 뒤 "빙질이 너무 좋아서 많은 세계 기록에 가까운 성적이 쏟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피겨 대표 네이선 첸(19)은 "빙질이 끝내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만족도는 곧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크리스티는 여자 500m에서 '예상대로' 42초872로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의 기록은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최민정(20·성남시청)에 의해 곧바로 깨졌다. 최민정은 예선 8조에서 42초87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날 열린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깜짝 놀랄 장면이 연출됐다. 예선 1조로 나선 한국은 경기 초반 23바퀴를 남기고 이유빈(17·서현고)이 넘어지면서 다른 팀들에 비해 반 바퀴 가량 차이가 벌어졌다. 포기하지 않은 한국은 4분6초387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중국이 세운 4분6초610의 기록을 뛰어 넘는 올림픽 신기록까지 거둬들였다. 한국의 신기록은 예선 2조 1위를 차지한 중국이 갈아치웠다. 중국은 4분5초315로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했다.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새로운 기록이 쏟아진 셈이다.
그야말로 기록잔치다. 한국에 이번 대회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임효준(22·한국체대)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임효준은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0초485로 1위에 올랐다. 이정수(29·KBS 해설위원)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2분10초949)을 무려 0.464초 앞당긴 기록이다.
0.001초에도 희비가 엇갈리는 쇼트트랙은 빙질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보통 얼음이 무르면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 얼음이 단단할수록 잘 미끄러져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릉 아이스아레나는 선수들로부터 단단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고다이라 나오(32)는 개막 전인 지난 7일 열린 여자 500m 연습경기에서 37초05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연습경기라 비공식이긴 하지만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이상화(29)가 작성한 올림픽 기록(37초28)을 뛰어 넘었다.
지난해 2월 강릉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 대회 남자 5,000m에서 우승한 스벤 크라머르(32·네덜란드)는 당시 "빙질이 워낙 좋다. 각 국 링크장들끼리 경쟁을 하는데 강릉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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