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이 성폭력 폭로로 들썩이는 가운데 소설가 이경자(70)씨가 진보 성향문인단체인 한국작가회의(작가회의) 최초 여성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이 이사장은 10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제31차 작가회의 정기총회에서 차기 이사장으로 뽑혔다. 작가회의는 전신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1974년 창립) 시절부터 줄곧 남성이 이사장을 맡았다. 작가회의는 민족문학작가회의를 거쳐 2007년부터 현재 명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친목 모임이다. 이 이사장은 당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위를 이용해 성폭력을 하는 것은 단호히 응징하고 대처하겠다”며 “성폭력 관련 징계 규정이 작가회의에 없는데, 규정을 명문화한 상벌위원회를 만드는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단 내 성폭력 논란과 관련 “권력 관계로 몸을 희롱한다든가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최영미 시인이 시 ‘괴물’에서 한 원로 시인의 상습 성폭력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4월 열리는 이사회에서 안건으로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이 이사장은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여성주의 시각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작품들을 썼다. 소설 ‘할미소에서 생긴 일’과 절반의 실패’ 등이 대표작이다. 작가회의 신임 사무총장으로는 한창훈 소설가가 선출됐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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