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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방북할까” 경계하는 일본 VS “남북화해 가능” 환영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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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방북할까” 경계하는 일본 VS “남북화해 가능” 환영하는 중국

입력
2018.02.1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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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방위성을 방문한 지난 7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이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부대를 함께 시찰하며 설명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오른쪽)이 일본 도쿄(東京)에 있는 방위성을 방문한 지난 7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이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 부대를 함께 시찰하며 설명하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한반도 정세에 대해 상충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과 일본은 북한의 문재인 대통령 초청에 대해서도 완전히 다른 반응과 입장을 보였다. 일본은 북한의 술수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은 반면, 중국은 크게 환영했다.

일본 “속지 마라, 한국”

일본은 북한의 전격적인 초청에 따른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을 극도로 경계하고 나섰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일행의 청와대 오찬 소식이 나온 10일 즉시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그는 사가(佐賀)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기본정책이 변하는 것이 (대화의) 대전제”라며 국제사회가 북한에 융화(融和)적인 정책을 취할 때도 북한은 핵ㆍ미사일 개발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반성은 한국도, 일본도, 미국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확실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내에선 이 같은 우려와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행동을 일절 보이지 않는데 문 대통령이 방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외무성 간부)는 반응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특히 9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 미국측 요청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급히 회담을 했으며, 펜스 부통령은 자신의 차에 아베 총리를 불러 리셉션장으로 가는 동안에도 향후 대응을 논의하는 등 함께 문 대통령에게 대북압박 강화를 요청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 미일 양국의 초조감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이 압력강화를 외치는데 문 대통령이 쉽게 방북하지 못할 것”(일본정부 관계자)이란 의견도 있지만 다른 외무성 간부는 “문 정권의 본질은 ‘친 북한’이다. 미일이 반대해도 북한이 대화공세를 계속하는 한 방북 결단의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설명했다.

또 일본 외무성은 유엔안보리 제재결의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면서 오는 4월 ‘유엔제재실(가칭)’을 외무성에 설치키로 했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전했다. 제재결의에 참여한 국가가 14개국에 달하지만 유엔 업무의 유기적인 조율이 어렵다는 이유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문 대통령이 (김여정 등과 대화에서) 북한측에 직접 핵개발 포기를 요구하지 않은 것”(요미우리),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는 회담은 의미가 없는데, 북미대화 중개 성과를 위해 서두르는 문 대통령 태도에 위험함을 느낀다”(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도 일제히 북측 의도를 경계하고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과 한정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이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피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중국, 기대감 속에 예의주시

중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문재인 대통령 방북 요청을 환영하며 남북관계의 진전을 기대했다. 다만 대북 강경 기조로 일관하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1일 사설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핵ㆍ미사일 개발 활동 중단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라며 “향후 상황 예측이 어렵지만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로 볼 때 방북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사설은 이어 “문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로 삼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위험이 따르겠지만 문 대통령이 미국을 설득해 최소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에 진정한 서광이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영 신화통신도 논평을 통해 “불과 얼마 전까지 남북은 대치하며 멀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화해와 협력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면서 “남북 양측은 지속해서 선의로 상대방을 대해야 하고 관련국 모두 한반도 긴장 완화 분위기를 소중히 여기고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도 일제히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미국의 태도를 관건으로 여겼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북한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면서 “미국이 이 흐름을 어떻게 보고 어떤 영향을 끼칠 지가 중요한데 북한의 핵 동결 선언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문 대통령의 신념과 한국의 경제ㆍ안보 딜레마를 감안하면 문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이 높고 북한도 추가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며 “다만 평창 올림픽 이후 미국이 한미 합동훈련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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