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개통 후 214만명이 방문
59만명이 8,300억원 찾아가
보험 가입했는지 기억 가물거린다면
일단 접속해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
# A씨는 1998년 딸 앞으로 보험을 들었다. 2001년 A씨의 딸이 발달장애로 1급 장해진단을 받았다. 이런 경우 A씨는 20년에 걸쳐 매년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A씨는 보험금이 한 번만 지급되는 줄 알고 한 번만 받은 뒤엔 보험금에 대해 잊고 살았다. A씨는 최근 보험사에서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이 있으니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 들어가 확인해보라’는 안내문을 받고서야 미수령보험금이 2억원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생활고로 부득이 중증장애인 시설에 맡겼던 딸을 데려올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 B씨는 7년 전 사업을 할 때 은행에서 저축성보험을 가입했다. 이후 사업이 기울면서 보험 대부분을 해지한 터라 은행 저축성보험도 해지한 줄 알고 지냈다. 최근 신문 보도로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서비스를 알게 된 B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터넷을 통해 조회했다. B씨는 저축성보험이 해지 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뒤 중도보험금 170만원을 받았다.
지난 6주 동안 60만명에 가까운 이들이 A씨나 B씨처럼 보험사에 방치됐던 숨은 보험금을 되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찾아간 숨은 보험금만 8,310억원에 달했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숨은보험금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통합조회시스템 ‘내보험 찾아줌(ZOOM)’ 사이트가 개통된 지난해 12월18일부터 1월말까지 사이트를 찾은 방문자는 214만명에 이르렀다. 보험사들도 이와 별개로 보험금을 찾아가지 않은 계약자 213만명에게 행정안전부의 협조를 얻어 안내우편을 보냈다.
사람들이 찾은 숨은보험금 8,310억원 중 4,503억원(40만건)은 중도보험금이었다. 중도보험금은 보험계약 기간 가입자가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지급되는 보험금으로 자녀출생 때 나오는 축하금과 입학 시 지급되는 자녀교육자금 등이 해당된다. 숨은보험금 중 시효가 지나지 않은 만기보험금은 2,507억원(6만건)이었다. 사망 때 지급되지만 유족이 청구하지 않은 사망보험금 461억원도 주인을 찾았다.
그러나 주인을 찾은 8,300억원을 제외해도 여전히 방치된 숨은보험금이 6조5,000억원이나 된다. 대부분 중도보험금이다. 과거 저축성보험 등에 가입한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거린다면 이 참에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에 접속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내보험 찾아줌 사이트는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접속할 수 있다. 사이트에서 조회되는 보험금은 이미 지급 요건을 갖춘 만큼 보험수익자가 청구만 하면 3영업일 안에 받을 수 있다. 365일 24시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 없이 간단한 휴대폰 인증만 거쳐도 된다.
올해부턴 숨은보험금 안내도 더 쉽게 받을 수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가입자에게 매년 최신 주소로 숨은보험금을 발생 사실을 통보하고, 사고분할금의 경우에도 매회 보험금이 지급될 때마다 다음 번 보험금 청구가능 시점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제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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