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 대표팀은 악재에도 굴하지 않았다. 레이스 초반 넘어지는 불운에도 흔들리지 않고 유기적인 팀 워크로 기막힌 역전 레이스를 장식했다.
심석희(한국체대)-최민정(성남시청)-김예진(한국체대 입학예정)-이유빈(서현고)이 호흡을 맞춘 여자 대표팀은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계주 3,000m 준결승에서 4분06초387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하며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대표팀은 23바퀴를 남긴 레이스 초반 이유빈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최하위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최민정을 시작으로 심석희와 김예진이 꾸준히 3위와 간격을 좁히는 힘겨운 사투를 벌였고, 마침내 11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이 3위 자리로 올라섰다. 엉덩방아를 쪘던 이유빈이 9바퀴를 남긴 상황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 결승 진출의 자격을 갖췄고 곧바로 심석희가 1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발휘했다.
대표팀은 마지막 8바퀴에서 캐나다(4분07초627)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대표팀의 기록은 중국이 갖고 있던 기존 올림픽 기록(4분06초610)을 깬 신기록이었지만 다른 조 준결승 경기에서 중국이 4분05초315로 1위를 하면서 올림픽 신기록은 다시 중국의 몫이 됐다.
김예진은 경기 후 “초반 실수가 나왔는데 최대한 빠르게 대처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민정 언니가 나선 것 같다”며 “그 동안 우리 대표팀은 여러 가지 상황을 만들어 준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표팀은 한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좋은 분위기 속에 다음 경기도 잘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우승한 한국 여자 대표팀은 오는 20일 캐나다, 중국, 이탈리아와 함께 결승전을 치러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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