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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인 실수를 재치 있게 만회한 소치

입력
2018.02.1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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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서울올림픽의 굴렁쇠 소년. 한국일보 자료사진
1988서울올림픽의 굴렁쇠 소년. 한국일보 자료사진

개회식은 올림픽의 ‘얼굴’이자 개최국의 문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행사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굴렁쇠 소년’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소년의 생일은 서울이 일본 나고야를 누르고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1981년 9월 30일. 이날 태어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호돌이 선발 대회에서 최우수 어린이로 뽑힌 그는 흰색 모자와 티셔츠, 반바지를 입고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굴렁쇠를 굴렸다. 이는 텅 빈 여백의 공간과 백의의 민족을 상징했다.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회식은 엄청난 스케일로 화제를 모았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에 맞춰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에 열렸으며 약 4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개회식 참가 인원만 1만5,000명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했다.

영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개회식을 한편의 뮤지컬처럼 꾸며내 ‘문화 강국’의 면모를 뽐냈다. 특히 영국의 자부심인 세계적인 록밴드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가 ‘헤이 쥬드 (Hey Jude)’ 무대를 선보여 감동을 더했다.

2014년 소치 동계 개회식에서 실수로 오륜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은 모습. 소치=뉴시스
2014년 소치 동계 개회식에서 실수로 오륜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은 모습. 소치=뉴시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개회식은 ‘러시아의 꿈’이라는 주제로 러시아 역사와 문화를 총망라한 한 편의 대서사시였다. 소치올림픽에만 54조원 가까운 천문학적인 거금을 쏟아 부은 러시아는 개회식에도 온 역량을 집중했지만 막판에 치명적인 실수가 나왔다. 눈꽃 형상이 하나씩 퍼지며 오륜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에서 오른쪽 끝 눈꽃이 퍼지지 않아 다섯 개 대륙을 표현한 오륜이 사륜에 그치고 만 것.

그러나 러시아는 뼈아픈 실수를 폐회식 때 재치 있게 만회했다. 약 700명의 무용수가 오륜을 만드는 과정에서 개회식처럼 하나의 원이 펴지지 않았다. 펼쳐지기를 머뭇거리던 원이 마침내 퍼져 오륜을 완성하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도 4개의 성화 기둥 중 1개가 작동하지 않는 해프닝이 있었다. 밴쿠버올림픽 때는 개회식 전날 그루지아의 루지 선수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가 공식 훈련 도중 썰매가 전복돼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그루지아 선수단은 개회식 때 검은 목도리를 두른 채 입장했고 6만 관중이 일제히 일어나 위로의 박수를 보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은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답게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동계올림픽 사상 첫 남북 공동 입장으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2006년토리노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토리노=연합뉴스
2006년토리노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토리노=연합뉴스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은 개회식 때는 빈민촌, 폐회식 때는 노예를 표현해 브라질의 아픔을 보듬었다. 리우올림픽 개회식 비용은 베이징의 20분의 1 수준인 50억 원으로 역대 올림픽 중 가장 적었지만 훌륭한 연출로 호평을 받았다.

평창=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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