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그야말로 ‘해롱이 신드롬’이다. 배우 이규형은 tvN 종영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대세배우로 떠올랐다. 극중 해롱이로 불리는 서울대 약대 출신 재벌 2세 마약사범 유한양 역을 맡아 열연했다. 주인공 박해수, 정경호 보다 뛰어난 존재감을 드러내며‘어주해’(어차피 주인공은 해롱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데뷔 12년 차인 이규형은 그 동안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2016년‘도깨비’를 시작으로 ‘비밀의 숲’ ‘감빵생활’에 연달아 출연하며 연기력을 뽐냈다. 차기작 부담감은 전혀 없다며 “평생 연기할 것”이라고 행복해했다.
-‘해롱이’ 신드롬이 일었다.
“감사하다. 다들 ‘어주해’라고 하는데 에휴~아니다. 신원호 감독님이 오디션 때 초반에는 조·단역이나 카메오처럼 분량이 많지 않을 거라고 말해줬다. 그래도 한양은 주인공보다 전사가 복잡한 인물이라서 나중에는 얘기가 많이 풀릴 거라고 하더라. 감독님과 작가님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한양 역에 어떻게 캐스팅됐나.
“신원호 감독님이 처음부터 해롱이 역을 염두에 뒀다고 하더라. 연극 ‘날 보러와요’를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감독님이 나를 안다고?’신기한 마음이 컸다. 1차 오디션을 2시간 정도 보고 3주 뒤에 연락이 왔다. 2차 오디션 때는 ‘그냥 합격 통보하려고 부른 거라’고 하더라. 채 10분도 안 돼서 ‘같이 하자’고 했다.”
-해롱이 역 말고 탐난 캐릭터는.
“없다. 해롱이는 연기하기 가장 좋은 캐릭터였다. 한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쉽지 않지 않나. 상대가 남자였지만 멜로도 있었고 코미디 등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다만 남자 출연자만 가득해서 많이 짜증났다(웃음). 농담이고 남자들끼리만 있으니까 오히려 더 편했다.”
-해롱이는 담요와 한 몸이었다.
“원래 대본에 있는 설정이었다. 마약쟁이들은 항상 추워하니까 담요를 덮을 수밖에 없었다. 소품팀한테 담요와 베개를 선물 받아서 세탁소에 맡겨 놨다. 앞으로 그 담요를 덮고 잘 거다. 잠이 잘 온다.”
-해롱이의 치명적인 귀여움에 빠진 여성들이 많다.
“내가 봐도 웃기는 장면이 많았지만, ‘귀엽다’는 반응은 민망했다. 다들 ‘우쭈쭈 우쭈주’ 하는데 ‘에휴~내가 20대만 됐어도…’(웃음). 올해 서른여섯인데 귀엽다고 하니까 감사하면서도 적응이 안 된다. 더욱 분발하겠다.”
-배우 이규형보다 ‘해롱이’로 많이 불리는데.
“캐릭터를 임팩트 있게 소화했다는 의미 아니냐. 배우라면 당연히 거쳐 가야 되는 과정이다.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조금씩 내 이름을 기억하지 않겠냐.”
-해롱이와 싱크로율은.
“해롱이와 비슷한 점은 하나도 없다. 난 이성애자다. 해롱이처럼 팩트 폭력을 하지도 않는다. 남들이 듣기 싫은 소리는 안 하는 편이다. ‘내가 참지 뭐’하면서 속으로 삭힐 때가 많다. 어렸을 때부터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서 애정결핍도 없다.”
-신원호 PD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이 차기작에서 흥행 실패해 ‘응답하라’ 저주가 생겼다. 차기작 부담되지 않나.
“흥행 여부는 내 개인에게 달린 게 아니지 않나. 솔직히 작품이 망해도 상관없다. 평생 연기할거니까. 한 작품 아니 열 작품이 망해도 괜찮다. 흥행을 떠나서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비밀의 숲’도 시청률이 높지 않았지만 많이 회자되지 않았나. 정경유착 등 사회 문제점을 고발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웠다. 장르만 카피하는 게 아니라 정확한 의식을 가진 작품이 많이 나와야 된다.”
-‘비밀의 숲’vs ‘감빵생활’ 의미 남다를 텐데.
“‘비밀의 숲’은 관계자들에게 나를 알린 작품이다. 영화 관계자들 중에 ‘비밀의 숲’ 안 본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하더라. 같이 출연한 배두나 누나와 조승우, 유제명 형이 시사회 뒤풀이 가면‘비밀의 숲’ 얘기만 한다고 알려줬다. 반대로 ‘감빵생활’은 대중에게 나를 많이 알린 작품이다. 둘 중 고르라고? 정말 못 고른다. 싸움 난다(웃음).”
-데뷔 12년 만에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제대 후 스물 다섯 살 때 대학로에 처음 입성했다. 김성균, 조우진 형과 대뷔작을 같이 했다. 나도‘형들 잘 따라 가야지’ 항상 생각했다. ‘마흔 전에만 이름을 알리자’고 마음 먹었는데, 재작년 까지만 해도 어려워 보였다. 스스로 40대 중반으로 기간을 좀 더 연장했다. 자만심이라기 보다 ‘언젠간 잘 될거야’라고 자기주문을 계속 걸었다. 이런 마음이 없었으면 못 버텼을 거다.”
사진=엘엔컴퍼니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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