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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60억 가슴에 ‘평화’를 지피다

입력
2018.02.09 21:5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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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개국 2920명 참가 개회식 열려

한국, 빅4 대회 개최 5번째 나라로

한반도기 들고 남북 공동입장

2시간 전통-현대 융합된 공연 선봬

9일 2018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불꽃이 올라가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9일 2018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불꽃이 올라가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코리아!”

9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도중 선수입장 가장 마지막 순서인 91번째로 ‘코리아’가 소개됐다. 이미 장내는 환호성으로 가득 차 사회자의 멘트가 잘 들리지 않았다. 남한의 원윤종(33)과 북한의 황충금(23)이 함께 잡은 한반도기가 개회식장으로 들어왔고 객석을 가득 메운 3만5,000여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장내에는 ‘아리랑’이 흘러나왔고, 하얀색 롱패딩을 입은 200여명의 남북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하나된 코리아를 대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자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두 손을 높이 쳐들고 박수를 쳤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열심히 손을 흔들었고 김정숙 여사와 악수를 나눴다.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남북 공동입장은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세계 유일 분단국가, 접경 지역인 강원도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전세계인들은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지켜보았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오늘 남북한 선수들이 동시에 입장했다. 올림픽을 통해 남북한이 하나가 된 것이다. 스포츠는 분쟁과 갈등을 넘어 화합과 평화를 이뤄내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이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이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올림픽 성화가 9일 마침내 평창에서 타올랐다. 17일간의 대장정에 오른 평창올림픽에서는 92개국 2,920명의 선수들이 총 102개의 금메달을 걸고 대결을 펼친다. 참가국과 선수, 메달 개수 전 부문에 걸쳐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6개 나라는 이번 대회를 통해 동계올림픽에 첫 걸음을 내딛는다.

이번 대회는 1988 서울하계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한국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이다. 한국은 지난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3수 끝에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선수를 낸 한국은 70년 만에 지구촌 최대 겨울 축제를 국내 무대로 가져오며 겨울 스포츠 강국 반열에 합류한 것이다. 한국은 동ㆍ하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메이저 스포츠 대회를 모두 개최한 나라에 5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스포츠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행동하는 평화’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날 개회식 공연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롭게 융합돼 2시간 동안 펼쳐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정상급 외빈들이 자리를 빛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막식에서 김연아선수가 성화를 밝히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막식에서 김연아선수가 성화를 밝히고 있다. 평창=김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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