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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외교전’도 개막… 시선 엇갈린 남ㆍ북ㆍ미ㆍ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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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외교전’도 개막… 시선 엇갈린 남ㆍ북ㆍ미ㆍ일

입력
2018.02.09 21: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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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文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나

文대통령 “세계 평화 향해 한걸음 더”

펜스, 리셉션장서 김영남과 접촉 거부

아베, 대북압박 내세운 美에 힘 보태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반도 평화의 분수령이 될 ‘평창 외교전’이 9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을 간판으로 세운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하면서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북미 간 조우는 미국의 노골적인 회피로 불발되는 등 개막 첫날부터 한반도 주변 당사국 간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오후 1시 47분 전용기 PRK-615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단에는 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김여정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됐다. 김일성 일가를 뜻하는 ‘백두혈통’(김여정)이 남측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의 영접을 받은 이들은 KTX를 타고 곧바로 평창으로 이동해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관람했다.

특히 개회식에 앞서 열린 리셉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리셉션 환영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 있기 어려운 분들도 있다”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이틀째인 10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의 대리인’으로 평가되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리셉션 자리에는 전날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참석이 예정돼 있어 북미 2인자 간 조우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장에 약 5분간 들렀을 뿐 헤드테이블에 앉지도 않고 행사장을 나왔다. 북한의 평화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중을 거침없이 드러낸 것이다.

평창에 앞선 펜스 부통령의 행보 역시 북한의 치부를 들춰내 그들의 평화공세가 위장공세임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됐다. 그는 이날 오전 경기 평택 해군2함대를 찾아 서해수호관과 2010년 피격된 천안함을 둘러봤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가진 연두교서에서 언급했던 지성호씨 등 탈북자 4명과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국 뒤 사망한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씨와 면담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자국민들을 가두고 고문하고 굶주리게 하는 정권”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개회식에 앞서 주변 4강국 가운데 평창을 방문한 유일한 해외 정상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를 두고는 이견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에 대한 한미일 간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북압박을 내세운 미국에 힘을 보탰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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