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태권도 국가대표 피타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가 9일 강원 평창군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선수단 입장에서 또 다시 웃통을 벗고 등장했다. 2년 전 리우 하계올림픽 개회식 당시 웃통을 벗은 채 근육질의 상체에 기름을 칠하고 등장해 단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됐던 그는 평창의 강추위에도 맨몸을 드러냈다. 추운 날씨 탓에 닭살이 돋았지만 기름을 잔뜩 바른 상체는 화려한 조명을 받아 반짝였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로 변신해 천신만고 끝에 평창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낸 타우파토푸아는 개회식을 앞두고 “추위 때문에 이번에는 벗지 않겠다”고 공언했는데, 말을 뒤집었다.
개회식의 태극기 입장엔 한국 스포츠사의 금자탑을 세운 스타들이 나섰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화려한 공연이 끝나고 태극기가 등장했다. 대형 태극기는 하얀색 전통 의상과 빨강ㆍ노랑ㆍ파랑ㆍ분홍ㆍ하늘ㆍ보라 등 갖가지 색깔 모자를 쓴 8인의 손에 들려 스타디움에 들어섰다. 태극기를 손에 든 8명은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영웅들이다. 한국 썰매 개척자 강광배, 골프 여왕 박세리,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3관왕 진선유, ‘우생순’ 신화를 쓴 핸드볼 전설 임오경, 프로야구 홈런왕 이승엽, 1984년 LA 올림픽 남자 유도 금메달 하형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황영조, 1984년 LA 올림픽 양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서향순이 그 주인공이다.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선수단 입장시 힘차게 걸으며 전 세계에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단일팀은 이튿날 대회 첫 경기 스위스전이 예고돼있지만 개회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고려해 선수단 전체가 함께 했다.
반면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개회식 참가도 거른 채 막바지 훈련에 몰입했다. 대표팀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가량 쇼트트랙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마지막 실전 훈련에 나섰다. 남녀 5명씩으로 구성된 태극전사들은 10일 오후 7시부터 차례로 열리는 남자 1,500m와 여자 500m, 여자 3,000m 계주 예선에 출전한다.
평창=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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