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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평양ㆍ인도양에 해상 MD 구축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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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태평양ㆍ인도양에 해상 MD 구축 나섰다

입력
2018.02.09 16:3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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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ㆍ인도ㆍ북한 견제 의도 분석

장거리 요격미사일 'HQ-26'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해군의 '55형' 상륙함. 차오지다번잉
장거리 요격미사일 'HQ-26'이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중국 해군의 '55형' 상륙함. 차오지다번잉

중국이 서태평양과 인도양에 ‘해상 기반 탄도미사일 방어망(MD)’을 구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 실천과 대양해군 육성 전략의 일환이자 미국ㆍ인도ㆍ북한 등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중국이 사정거리 3,500㎞인 차세대 해상 기반 요격미사일 ‘훙치(紅旗ㆍHQ)-26’을 개발했으며 이를 중국 해군이 보유한 만재 배수량 1만3,500톤급 ‘55형’ 상륙함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조기경보 레이더나 위성 등으로 적이 쏘아 올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탐지한 뒤 군함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 상공이나 우주공간에서 ICBM을 파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중국 군부 고위관계자는 “해상MD 체계가 완성되면 즉시 서태평양과 인도양에 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경우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번째로 해상MD 체계를 구축하는 나라가 된다. 현재 육상 기반 MD 체계를 구축해 관련 무기를 실전 배치한 나라도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3개국이다. 중국은 지난 6일에도 육상기지 MD기술 시험에 성공한 사실을 관영 CCTV를 통해 공개했다.

중국이 해상MD 체계 구축에 나선 것을 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창해온 대양해군 육성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따라 아시아ㆍ중동ㆍ아프리카 등지로 적극 진출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자국 기업들의 보호와 원유ㆍ액화석유가스(LPG) 등의 안전한 수송로 확보를 위해 해군력의 강화가 필수다.

미국에 맞설 수 있는 군사력 구축과 함께 인도ㆍ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책의 성격도 크다. 중국은 몇 해 전부터 미국이 냉전 이래 중국의 진출을 막기 위해 일본~대만~필리핀에 걸쳐 설정한 ‘제1열도선’을 뚫고 서태평양에 진출하기 위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서태평양 해상에 MD 체계를 구축하는 건 대미 핵ㆍ미사일 전력 열세를 상쇄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서태평양 진출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AP통신은 미사일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은 아태 지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하지 않아 중국이 구축하려는 해상MD와 무관하다”면서 “중국이 미사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건 인도와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과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도는 지난달 18일 사정거리 5,000㎞인 ICBM ‘아그니-5’ 시험발사에 성공해 중국 전역을 사정권에 둘 수 있음을 과시했다. 중국 내에선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직ㆍ간접적으로 중국에도 적잖은 위협이란 주장이 나온다.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중국이 육상MD에 이어 해상MD를 구축하려는 건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핵전력을 보강하려는 목적과 함께 인도ㆍ북한을 향해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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