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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여사'로… 北, 리설주 호칭 바꾼 이유는

입력
2018.0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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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사' 호칭으로 위상 강화 도모 관측도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이날 오후 5시30분(북한시간 5시)부터 녹화중계했다. 사진은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연합뉴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건군절' 기념 열병식을 이날 오후 5시30분(북한시간 5시)부터 녹화중계했다. 사진은 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꿔 눈에 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전날 열린 이른바 '건군절' 열병식 소식을 전하면서 "우리 당과 국가, 군대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광장에 도착하시였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주석단에 오르는 상황을 설명할 때도 '리설주 여사와 함께'라는 표현을 썼다.

그동안 북한 매체에 '동지'로 표현돼온 리설주가 '여사'로 불린 건 전날 열병식 녹화중계가 처음이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가 열병식 장면을 설명하면서 '리설주 여사'라는 표현을 처음 썼다.

이를 두고 북한이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리설주에 대한 호칭을 '여사'로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매체는 우리측과 외국 정상의 부인을 지칭할 때 '여사'라는 호칭을 쓰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을 각각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로 표기하는 식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김정일 시대에는 부인을 노출시키지 않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경우 곧바로 부인을 공개했고 주요행사에 동반하는 등 서방식 대통령제처럼 해왔고 호칭 변화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며 "정상국가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설주의 호칭 변화는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이른바 '백두혈통'의 어머니들에게만 '여사'라는 호칭을 붙이며 김씨 일가의 위상을 강화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여사'라는 호칭으로 주로 불리는 인물은 김일성의 부인 김정숙이다. 김일성의 생모인 강반석이나 조모 리보익도 '여사'라는 호칭으로 북한 매체에 종종 등장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2002년 박근혜 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도 '박근혜 여사'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 특별석에 리설주와 북한 고위급 간부들이 자리했다. 특별석 곳곳에는 히터로 추정되는 하얀색 기기도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녹화 중계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주석단 특별석에 리설주와 북한 고위급 간부들이 자리했다. 특별석 곳곳에는 히터로 추정되는 하얀색 기기도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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