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린과 선수 투표에서 4-4 동률…동전 던지기로 햄린 선정
"뭐, 2022년까지 기다리면 되니까."
미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 샤니 데이비스(36)가 9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말이다.
인종차별을 암시하는 듯한 뉘앙스도 풍겼다. 트위터에 올린 데이비스의 마지막 문장을 "여전히 인종차별은 존재한다"라고 해석하는 팬도 있다.
데이비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기수 선정 방식이다.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에서 성조기를 들 선수는 여자 루지의 아일린 햄린(32)이다.
미국 ESPN은 "데이비스는 흑인, 햄린은 백인이다"라며 데이비스가 느낀 불편함의 이유를 명시했다.
미국 대표팀은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키&스노보드, 피겨스케이팅, 컬링,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스피드스케이트, 루지 등 8개 종목에서 한 명씩 개회식 기수 후보를 선정했다. 그리고 대표 선수 8명이 투표를 했다.
데이비스와 햄린은 4표씩을 받았다.
동률이 되자, 미국 대표팀은 '동전 던지기'로 기수를 정했다. 최종 선택한 기수는 햄린이다.
미국 대표팀 관계자는 "미리 동률이 될 경우 동전 던지기를 한다고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이 방식을 비꼬았다. 동시에 은연중 드러나는 '인종차별'을 화두에 올렸다.
데이비스는 트위터에 "나는 미국인이다. (2006년 토리노에 이어) 2010년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최초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했다"고 자신의 업적을 강조하며 "미국 대표팀은 창피하게도 2018년 올림픽 기수를 동전 던지기로 선정했다. 뭐, 나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22년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적었다.
투표 결과가 4대 4 동률이 된 것, 동전 던지기로 기수를 최종 선정한 것을 모두 비꼬는 말이었다.
사실 선수 경력은 데이비스가 더 화려하다. 데이비스는 올림픽 메달 4개(금 2, 은 2)를 보유했다. 백인 일색이던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흑인으로는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게 흥행한 만화 인크레더블스에 데이비스를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할 만큼 인기도 얻었다.
햄린도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미국 루지 싱글 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시상대에 섰다. 그러나 데이비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데이비스는 '블랙 히스토리 먼스 2018(BlackHistoryMonth2018)'을 해시태그 했다. 미국 흑인의 역사와 업적을 기념하는 달이 바로 2월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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